그 난리를 칠 만큼 억울한가

by 빽언니

한국사회에서는
병역비리
입시비리
취업비리 만큼이나 전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건 없다.

성희롱,성폭행도 국민들에게 촟불들고 거리로 나오게 하지는 못한다.

얼마전 해명하는 첫 방송을 한 유승준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인으로서 한국군대에 가겠다고 본인이 말한 적도 없었다는데, 언론들이 마구 써댔다고 한다. 당시에 정정보도기사는 신문 한 귀퉁이에 코딱지만하게 나왔다고 한다.

미국 국적을 선택하고 군대를 안 가게 되자마자 한국으로의 입국이 차단되었고, 그의 자초지종이나 그와 얽힌 여러가지 팩트는 부풀려져서 국민들에게 각인되었다. 그가 군대 피하려고 미국국적을 선택한 게 아니라고 그런 게 아니라고 다른 이유가 있어서 미국적을 받아야 했던거라고 억울하다고 말해도 언론은 써 주지도 않았고, 뭐가 억울한지 사람들은 들어주려 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훨훨 나르던 댄스가수였던 그는 이젠 늙어서 쉰을 바라보고 있고 더 이상 멋지지도 않고, 여전히 한국은 그를 거부하고 있다.

내가 아들의 입시를 끝낸지 얼마 안된 학부모라 잘 안다. 조국 딸은 sat 2130이라는 고득점을 따고, 토익을 만점이나 받은 인재로,고대는 충분히 들어갈 스펙인데도, 동양대 총장이 직접 만들어 준 적이 없다는 표창장을 만들어서 고대에 합격한 것처럼 얘기가 시작되어 언플이 극도에 치닫더니, 조국네 집은 11시간이나 압수수색 당하고 먼지털기를 당했다.

어제 저녁 버스 정거장에서 나란히 핸드폰을 보던 중년의 남녀가 카톡으로 같은 장면을 보더니, 서로 반가이 첫인사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조국사퇴를 주장하는 광화문집회 소식이 그들에게는 동영상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암호를 대고 같은 편임을 확인한 듯이 초면임에도 둘은 반가워했다. 동지의식 같은 걸 느끼는 것 같았다.
수 많은 이들이 광화문에 나가서 태극기를 흔들었다니...그럼 그렇지...내 생각이 결코 틀리지 않다고 확인한 듯 안도하는 것 같아 보였다.나에게 저런 영상 같은 건 오지도 않는데, 누가 그렇게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보내주는 건지...

여자분은 흥분한 듯 옆에 서 있는 모르는 아줌마인 나에게 들으라는 듯이
"열나게 공부하면 뭐해? 저런 것들은 성적위조하고 지들끼리 좋은 대학 들어가는데..억울하지."

옳고 그름을 따져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도 주지 않고 언론기사들은 쏟아졌고, 한쪽의 견해따위는 다 듣지도 못하게 재빠르게 선동되고 사고의 흐름은 한 쪽 방향으로 비딱하게 흐른다.

A 어머 그랬어?웃긴다. 입시 비리네
B 아니래. 아니라고 어제 밝혔고,조사중이래
C 아니긴 뭐가 아냐.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겠어?

사람들은 믿고 싶은대로 믿기 시작하며 몰아주기를 시작한다. 뭐가 그리 억울한가?
군대 가서 억울하고, SKY대학 못 가서 억울하고,

지들처럼 빽있고 돈 있었다면 군대도 안 갈 수 있었다고,지들처럼 상장 몇 개 더 만들었다면 내 새끼도 SKY를 갔었을거라고? 던져진 상황을 자신의 처지에 넣어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보면 안 해도 될 짓을 괜히 해준 듯, 있는 것들을 위해 들러리 서 준 듯한 억울함이 밀려오나 보다.

동양대총장 표창장 같은거 10장 있어도, 지 새끼는 성적 딸려서 어차피 못가는 SKY임을 지도 알고, 지 새끼도 알고, 하늘도 아는데도 말이다. 성적위조가 완전히 판명난 것도 아닌 시점에서 너무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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