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알았지?

by 빽언니

나는 중국에서 오래 살고 있지만 결혼 후에 유학 가는 남편을 따라 이주를 했을 뿐, 학교를 다닌 적도 없고 사느라고 바빠서 열심히 중국어 공부를 못했다.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이 보면 엄청 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지만 나는 중국어를 그리 멋지게 잘하지는 못한다. 나는 안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서 키우면서 중국에서 사느라 공부를 집중해서 못했고,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만 맴맴 도는 생활을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핑계를 대 보면 마음이 좀 편하다.


나는 중국어로 길게 말하지 못한다. 내 중국어는 성조도 가끔 틀리고, 듣다가 조금 어려워지면 거의 눈치로 때려 맞추는 하수 중국어이며, 시장 중국어, 전투 중국어다.


만일 미혼 시절에 중국으로 유학을 왔었다면 중국인 남자 친구를 사귀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사랑싸움하다가 말이 엄청 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아무튼 나에게 중국어는 여전히 어려운 언어다.


그래도 나는 고작 이 정도의 중국어로도 가끔 중국인들의 배꼽을 빠지게 해 줄 수 있다. 나랑 좀 얘기하다가 재미있는 뭔가를 발견한 얼굴로 희한해하면서 묻는 중국인을 만날 때가 있다.


“너 어디 사람이니? 한국 사람이야?”

“응, 나 한국인이야. 어떻게 알았지? 티가 나?”

“아니 ㅋㅋㅋㅋ 전혀 티 안 나 ㅋㅋㅋㅋ”


중국인은 능청스럽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티가 나냐고 묻는 내 말에 배꼽을 잡고 웃는다.

티가 안 날 리가 없다. 입 열고 한마디만 하면 중국인이 아니라는 티가 엄청 난다.


엉성한 중국어로 말하는 주제에 나는 티가 나냐고 묻고, 중국 친구들은 엄청 티가 나기 때문에 묻는 거면서, 전혀 티가 안 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시에 눈과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나면 친해진다. 집 근처에서 지나다가 만나면 손도 흔들고 반가워한다. 나도 함께 손을 흔든다. 동네 인기 개그우먼 보는 것처럼 나를 좋아해 준다. 나는 이렇게 티가 팍팍 나게 살지만 이렇게 순박하고 선량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사랑받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