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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섭 Feb 02. 2022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는 정말로 특별한 기업이었다. 사업의 시작부터, 과정, 그리고 사업을 하는 목적까지 모두가. 새해를 시작하면서 이 책을 읽은 것이 큰 행운이었다.


이 책은 일반적인 경영서가 아니라,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가 내부 직원들을 위해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과 원칙을 설명하기 위해 쓴 일종의 매뉴얼이다. 경영 방법이나 기술을 설명하기보다는 일종의 철학서에 가깝다. 그만큼 울림이 크다.


이본 쉬나드는 전설적인 산악가이다. 전문 산악가라기 보다는 전세계를 떠돌며 암벽 등반을 하는 히피에 가까웠다. (1년에 200일 이상 텐트도 없이 야외에서 군용 침낭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고.) 자신과 동료들이 쓸 암벽등반 장비를 대장간에서 손수 만들기 시작한 것이 파타고니아의 시작이었다. 자신이 제품의 생산자임과 동시에 사용자이기도 했다.


파타고니아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사업을 한다'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최근에야 ESG 붐이 일고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그 태생부터, 사업을하는 목적 자체를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둔다. 이것이 디자인, 생산, 유통 마케팅, 인사 등 회사 전반의 구조와 실무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이익보다 다른 가치를 우선시하는 회사임에도 파타고니아는 장기적인 기간 동안 기록적인 성장과 수익을 이뤄냈다.


우리는 왜 회사를 만들고 경영을 하는가?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회사를 성장시키고, 투자를 많이 받고, 상장하기 위해서인가? 그것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을 위해서 사업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더 큰 목적을 위해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철학과 방향성 뿐만이 아니라, 실무적인 디테일부터 완전히 달라야 한다. 아예 근본적으로 다른 기업이 되어야 한다.


원래 파타고니아는 그저 가격이 비싼 아웃도어 브랜드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파타고니아에 가서 셔츠를 하나 샀다. 매장에는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파타고니아 철학이 담긴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우리 회사 후드티를 파타고니아로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 1월 2일에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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