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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요정 Mar 03. 2022

선택과 집중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건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뭘 너무 많이 하고 있나?'라는 생각. 하는 일들을 나열하자면 많기는 한데 막상 매일 투자하는 시간은 완전 풀타임이 아니라고 여겨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N사 블로그, 티스토리,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다.

신문 읽기, 칼럼 필사, 정보성 글과 인사이트 얻을 글을 읽는 걸 매일 하고 있다.

거기에 책을 읽고 리뷰하는 것까지.

지금 오디오클립은 쉬는 중이다.

대신 스터디를 두 개 참여하고 있다.


갯수로 보면 많은 듯한데.. 유튜브, 브런치, 티스토리는 일주일에 1번 업로드한다.

인사타그램은 매일하다가 글을 점점 길게 쓰게 되면서 일주일에 3번 정도 업로드한다.

그나마 블로그를 좀 신경쓰는데 그것도 고작 일주일에 2번 정도인 것 같다.


거기서 그게 끝이 아니다. 대부분 글을 쓰는 일이라서 소재를 만들고 구상을 해야 한다. 사진이 필요하고, 자료조사가 필요한 글들도 가끔 있다. 머릿속에 있는 말들을 정리해서 문자로 나열하는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말로하면 가끔 주어가 없고 동사가 없어도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이해가 가능한 것들이 글로 쓰려면 분명하게 써야 하는 부분이 여전히 어렵다. 어휘력이 부족해서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게 되는 것도 나름의 스트레스다.


한가지의 소재로 글을 쓰고나면 검색했을 때 유사문서로 겹칠까봐 다른 주제로 글을 쓴다. 소재별로 어디에 포스팅할지 나누고, 글감도 틈틈이 적어둔다. (노션에 기록하는 습관이 생겨서 노션과 떨어질 수가 없다.) 머리가 취미생활을 몰입해서 할 때 빼고는 계속 돌아간다.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다양한 소재를 생각해내지 못하는지에 슬퍼하기도 하고, 주제는 정했는데 거기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분야가 다른거라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소재는 있는데 내가 할 말이 없어서 끙끙거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터디도 두 개 참여하고 있어서 따라가기 버겁다고 느낄 때도 있다. 모르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더 알아가고 싶은 곳에 들어가는 일이 많은 집중력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새삼스레 다시 떠올린다. 배워야 할 게 태산 같은데 나는 티끌만큼 쫓아가느라 더 바쁘게 따라가게 된다. 나 혼자 하는 공부는 내 속도대로 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진행되는 스터디는 속도를 맞춰야 하기에 좀더 바쁘다는 느낌이 든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공부를 하느라 머리가 자는 시간을 빼고 계속 돌아간다. 가끔 강제로 쉬려고 노력하는데 누워서도 글로 쓸 내용을 떠올리는 나를 보면 징그럽기도 하다.


강박증과 완벽주의를 버리려고 노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최근에 많은 일들을 하며 강박증이 다시 시작됐다. 일정표를 놓고 할 일을 분배해서 하는데 그날에 꼭 해야할 것 같고, 이번주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압박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아직 이유를 못 찾은 통증이 시작되면 손에서, 머리에서 떠나보내야 하는데 강박증이 나를 자꾸 컴퓨터 앞에 앉혀놓는다. 아픈 날에도 할 일을 떠올리면서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아닌데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서 조금씩 덜어내보기로 했다. 몸도 마음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잘 돌아간다. 무리하면 고장난다는 걸 명심하고 나 스스로에게 스트레스 주며 살지 말아야지.


죽도 밥도 아니게 여러 가지 흩어놓지 말고 선택하고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찬찬히 생각해봐야겠다. 에너지를 분산하지 말고 하나에 몰아서 쓸 수 있게. 과부하가 오거나 아플 때 쉬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선택과 집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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