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이야...
오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만나고 왔다.
이전에도 중학생들을 만나고 온 적이 있다. 그리고 그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아직 중학생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주기에는 내가 기술이 모자르거나, 아이들이 아직 내 말을 알아 듣지 못할거라고 말이다.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오늘 그 생각이 조금.. 아주 조금 바뀌었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건 너무나도 조심스럽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할 수 없는 일, 교육 시스템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또 집에서 할 수 있는 일과 그럴 수 없는 일 등 너무나 많은 것들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했었다. 내 이야기가, 우리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친구들에게 에너지를 쓰는게 더 나은 것이라고 말이다.
사실 오늘 중학교 1학년들을 대상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전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부터 알고 있었더라면, 아마도 이 자리를 거절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아직은 그 친구들의 가슴에 전해지지 않을거라고.. 아니 내가 그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뭐..그러면서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조차 내려 놓지는 않았기 때문일까? 자의반 타의반으로 나는 오늘 아이들을 만나고 왔다.
내가 오늘 아이들에게 해 준 이야기의 요점은 이러하다.
1.너희들이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꼭 직접해봐.
2.하고 싶은게 없어도 괜찮아. 그럼 좋아하는 걸 떠올려봐.
3.그것조차 없어도 괜찮아. 그럼 내가 언제 기분이 좋은지 떠올려봐.
이정도 질문이 지나고 나면 그래도 뭔가 한가지라도 좋아하는 것들을 말해준다. 그럼 그것을 주제로 작은 이야기를 나눈다. 정답을 논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꿈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한가지 꿈만 파고 들어도 괜찮고, 그게 바뀌어도 괜찮다. 대신, 그 이유가 자기 자신으로부터가 아니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이야기 해 줄 뿐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너희들이 믿고 따라야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내 말에 동의를 하면 그것을 가져다가 너의 이야기로 새로 만들면 그만이고, 아니면 듣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내가 그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서 내 의도는 다 전달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게 한다. 그래서 그 역할을 내가 아닌 사회나 학교나 부모가 맡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그 생각에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한번에 많은 친구들을 만나지 않아서 일까? 한명 한명과 이름을 부르며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거기에 대한 내 의견을 말해주고 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오해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은 내 말에 귀기울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이컨택도 잘 해주고, 이렇게 저렇게 내가 알게 모르게 고개도 잘 끄덕여줬다. 물론, 모든 친구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와 에너지를 함께 나누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 기분이 착각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선생님은 왜 이 일을 해요? 왜 여행을 떠났어요? 가 아니라, 중학교 1학년인 아이들이 이런게 궁금하다고 묻는다.
월급은 얼마나 받아요?
여행하려면 돈이 많았겠네요?
결혼은 하셨나요? 아..자유로우시겠어요.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며 자라고 있는걸까?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더 열심히 만나러 가야할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단 한명일지라도, 그런 세상이 아닌, 좀 더 즐겁고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겠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자격미달일 수도 있다. 그래도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적어도 나 어릴적에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기억하게 해주고 싶다. 그런 말 해주는 사람이 없는 세상은 너무도 끔찍하지 않은가?
그래도 날 만나러 부스로 찾아오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고,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나면 안녕히계세요~하고 인사하고 가는 아이들이다. 친구들의 눈치를 보기는 해도 1:1로 대화를 나누면 자기 이야기를 꺼내어 보여주는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고, 자유롭게 꿈을 꾸고, 그것을 하나하나 경험해 볼 수 있다면.. 그랬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아니, 누굴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가르칠 생각은 없다.
그냥 잘 들어주고, 거기에 대해 나의 생각을 전해주는 그런 존재이고 싶다.
이런 아이들을 매일매일 만나서 무언가를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졌다.
선생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