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써보는 여행기를 시작해볼까?
자전거 세계여행을 할때 찍은 사진들 중에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다.
발냄새가 날 것 같은 그런 사진이기도 하지만, 지난 여정이 고스란히 발에 새겨진 것 같아서 좋다.
몸에 타투가 하나도 없지만, 이때 저 샌들자국은 내게 내추럴 타투였고, 자전거 여행자의 상징같은 것이었다.
2007년 9월부터 2012년 4월까지 4년 7개월 하고도 20여일을 대한민국을 떠나서 지냈다.
여행의 초반기인 1/3의 기간은 그 당시의 여자친구와 함께 둘이 하는 여행을 했었고,
여행의 중반기인 1/3은 호주에서 현지인처럼 홀로 살아보는 시간을 보냈고,
여행의 후반기인 1/3은 홀로 자전거 여행을 하며 보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크게 3파트로 둘이하는 여행, 살아보는 여행 그리고 혼자하는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여행의 전과정을 글로 옮길 생각은 없다. 여행을 중단하고(우리나라의 분단 현실과 마찬가지로 아직 나의 여행은 실제로 끝난 건 아니다. 그렇다고 당장 다시 떠날 계획도 없다.) 우리나라로 돌아왔을때도 나의 자전거 여행 경험을 전부 글로 옮겨 책으로 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단지, 그때는 카우치서핑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시기적으로 그래도 괜찮을 때였기 때문에 운이 좋게 책을 낼 수 있었을 뿐이다. 지금에 와서 여행기를 써볼까 하는 이유는 글쓰기 연습의 일환이기도 하고, 지금 다시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나는 어떤 것들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열심히 써내려갈지, 어떤 이야기들을 꺼내 놓을지 나조차도 전혀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때그때마다 꺼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을 꺼낼 것이다. 여행사진들을 하나씩 뒤적여 볼까 한다.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다보면, 분명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시 기억해보고 싶은 추억이 있을 것이다.
간략하게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대충 이렇다.
26살,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그만두었다.
그 다음해인 27살의 가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자전거에 몸을 싣고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혼자 시작하려던 계획은 그녀를 만나 둘이 함께 떠나는 여행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대한민국 1호 텐덤자전거여행커플이 되었다. 당시,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여자친구와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떠나는 나를 능력자(?)라고 불러주었다.
그녀와 함께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폴을 거쳐 호주까지 갔다. 그리고 호주에서 우리는 이별을 했다.
혼자 남은 나는 이별의 후유증으로 몇달 고생을 하다가 정착생활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1년만 머물면서 여행경비를 모으려던 계획은 실패했고, 결국 1년 더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했다.
남은 1년은 계획했던 만큼의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비행기에 자전거를 싣고 인도로 날아갔다. 인도에서는 여행중에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다. 길 위의 사랑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내 이별이 찾아왔고, 인도와 이별이 준 정신적 충격을 치료하기 위해 네팔로 넘어갔다. 네팔에서 포카라와 안나푸르나로부터 충분한 위로를 받고 터키로 날아갔다.
터키에서부터 불가리아, 세르비아를 거쳐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까지 카우치서핑으로 여행을 했다. 영국에서는 입국거절도 당해봤다. 그리고 여행경비가 바닥이 났고, 나와 함께 여행한 자전거, 리베르따스 2세를 마지막 카우치서핑 호스트의 집 지하실 창고에 남겨두고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떤 이야기부터, 어떤 주제부터, 어떻게 이어갈지 모르겠지만, 글을 쓰는 나도, 그 글을 읽을 사람들도 즐거울 수 있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다.
다시 쓰는 여행기 Remind Journey,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