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185일차] 나의 무대에 서는 삶

다시 다른 꿈을 꾸다.

by 김연필

어릴적 이유도 모른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뭐 치기어린 자뻑이었을수도 있고,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내 마음 깊은 곳에는 단 한 번이라도 나만의 콘서트를 해보고 싶고, 또 공연이라고 해야할지 토크쇼라고 해야할 지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지만 나만의 무대에 서 보고 싶은 욕망이 숨어있다. 꽤 비중있는 조연 이상의 연기로 스크린에 모습을 내 비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손으로 겨우 꼽을 만큼 기억해 낼 수 있는 어린시절의 기억속에서 나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가진 재능이나 연습한 무언가를 표현하기를 좋아했었고, 당당하게 그것을 하곤 했었다. 그러던 내가 그 마음을 가슴 깊이 묻어버리게 된 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내가 어쩔수 없는 사건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친구따라 다니게 된 교회에서 연극을 하게 되었고, 2번이나 주인공을 하게 되었다. 특별히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무대위에 서서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는게 그때는 조금 어렵고 무섭고 그랬다. 그래도 그 시간은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으로 추억속에 새겨져있다. 그 이후로도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사람들 앞에 서고 싶은 욕망이 종종 끓어올랐지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나는 그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사람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 후로 나는 보통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자전거와 함께 세상 구경을 다니게 되었고, 운이 좋게 책을 쓰게 되었고,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문정수라는 배우를 만나 또 사람들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우리가 만든 무대를 꾸며볼 기회도 갖게 되었다.(정수형 정말 고마워!)


무대위에 서는 것, 너무나도 매력적인 순간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그 시간이 나는 좋았다. 결과적으로 부족할지라도 그 순간에 빠져들어 나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음이 고마웠다.


그런 순간을 오늘 다시 느꼈다. 무대 위가 아닌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이었지만, 그 순간 나는 무대 위에도 존재했고, 객석에도 존재했으며, 심지어 스텝 컨트롤 부스에도 있었다. 수많은 시간을 공을 들여 만들어온 무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어마무시한 선물이다. 내가 한 번 웃기 위해 그 사람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고맙고, 고맙다. 그런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나를 유혹한 그대가 고맙고, 그런 공간에 함께 있어준 그대들이 고맙다.


다시 꿈을 꿔본다.

언젠가 꿈이 현실로 일어날 그날을 기다려본다.

그때 당신을 초대할테니 꼭 오시라.

나를 만나러 꼭 오시라.

내가 아니라

나를 만나러

꼭 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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