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엉망진창
30분 글쓰기, 337일째 해오고 있는 개인프로젝트다. 목적은 글솜씨 향상과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글솜씨의 향상은 그 효과가 아직 미비하나 습관은 분명하게 효과를 본 것 같다. 꼭 30분씩 쓰지 않더라도, 하루에 한 번은 어떤 글을 쓸지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도 30분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잘한 일이다. 잘한 일인데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나름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번 이상, 또는 30분간 내 생각에 집중하게 된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어떤 말을 세상에 내뱉고 싶은지 나에게 묻고 답한다. 이 과정은 분명 나를 만나는 과정이다. 매일 나 자신과의 만남을 갖는 다는 것은 언뜻 들으면 좋은 일처럼 느껴진다. 물론, 좋다. 순간순간 살아있는 나 자신을 온전히 만나보는 시간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생각하면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습관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동안 써온 글들을 일부 다시 읽어보았다. 인생사 희노애락이라더니, 나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한가지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 다른 생각을 좀처럼 하지 못하고, 그 방향으로 더 달려나간다는 것이다. 자신감으로 충만한 날의 나에게 집중하다보면, 그 자신감이 차고 넘쳐 무슨 대단한 사람인것처럼 거침없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확신의 글을 쓴다. 그 순간에는 그렇게 분명하게 믿었지만, 지나고보면 어줍잖게 경험을 과시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슬픔이 마음을 사로잡으면 한없이 우울해진다. 나를 탓하기도 하고, 타인을 탓하기도 하고, 세상을 탓하기도 한다. 객관적 기준 같은 건 없다. 오직 주관적 기준으로 내가 나를 위로할 뿐이다.
매일 나 자신을 만난 다는 것, 이건 의외로 위험하기도 하다. 삶이 진지해지는 대신에 유머를 잃기 쉽다. 나의 진지함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때론 무겁게 한다. 별거 아닌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하고, 남들보다 내가 더 잘하고 있는거라며 나를 높이거나 상대를 내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계속 30분 글쓰기를 하는가?
나와의 약속이기 때문이 가장 큰 걸까?
아니면 이렇게라도 나를 표현하고 싶기 때문일까?
하하하..
뭐지.. 나는 왜 오늘 이런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거지?
이게 정말 오늘 내가 원하는 글쓰기가 맞나?
뭐라도 쓰고 싶음이 불러낸 가짜 생각이나 감정은 아닌게 확실한가?
30분 글쓰기가 뭐라고..
이 행위의 장단점 따위를 따져봐서 뭘 어쩌려고..
이러기도 하고, 저러기도 하는거지..
의미를 부여하면 끝이 없지.
부여하지 않으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겠지?
그런데 왜 하고 있냐고..
나는 왜 계속 이런 뻘글을 계속 써내려가고 있는거냐고..
왠만하면, 쓴 글을 다시 읽어보지 않는데...
오늘 글은 읽어보니..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