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362일차] 짧은글 쓰기

by 김연필

#1

장마가 시작되었다.

꿉꿉한 기분이 당분간 지속되겠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된 마음의 장마와 장마가 만나

더 우울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2

가끔은 비를 흠뻑 맞고 싶다.

비를 맞으며 땅고를 추고 싶다.


#3

쏴아아아아

빗소리가 들린다.

쏴아아아아

빗소리가 들린다.


#4

장대비가 내리면 우산을 써도

발이 젖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 처럼

어떤 관계들은

마음을 아무리 애써봐도 어쩔 수가 없다.


#5

비가 오면 좋았었다.

너와 더 가까이 걸을 수 있었다.

습한 공기를 타고 너의 향기가 느껴졌다.

평소보다 조금 더 따듯해진 너의 팔짱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말리던 모습도

재즈를 틀어놓고 창밖을 바라 보던 너도


#6

비가 엄청내리던 어느날

비를 맞으며 걸었던 적이 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걸었다.

빗물에 함께 흘러내려

눈물이 흐르는 줄 모를거라고 생각했다.


표정을 감출 수 없었을 텐데..

표정을 감추지 못했을 텐데..


#7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창밖에 하염없이 내리는 비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땅고음악

버스는 뿌옇게 번진 불빛들을 가로질러

동네 어귀에 나를 데려다 준다.

우산을 펼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

비를 맞으며 걷는 여자가 보인다.

어디까지 가세요? 같이 쓰실래요?

생각만 할뿐 묻지 않는다.

물어선 안된다.

땅고음악의 볼륨을 높이고

홀로 걷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작심361일차] 건너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