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70일차] 좋은사람들 그리고 관계

고맙고 고맙습니다

by 김연필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지만 큰집에 가지 아니한 이유로 명절음식을 맛 볼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송편도 전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유독 잡채가 먹고 싶었다. 그 마음을 페이스북에 그대로 옮겼더니, 인배형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잡채들고 간다. 좀 이따 쫄센에서 보자'


그렇게 잡채는 물론이고 갈비, 전, 송편까지 추석음식 풀코스를 대접받았다. 소원성취!!


난 참 운이 좋은 녀석이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챙겨주는 그런 좋은 사람들이 많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에게 조금 무심해졌다. 마음을 쓰지 않는건 아닌데, 예전에 비해 세심하게 챙겨주고 그러는 것들이 줄었다. 지인들의 생일이면 선물은 못해도 잘 기억하고 있다가 꼬박꼬박 전화하고 그랬는데, 이젠 카톡도 잘 보내지 않으니 말이다. 언제언제 보자고 먼저 연락하고 날잡고 사람들을 모으고 하던 일도 이젠 잘 하지 않게 되었다. 외로움도 받아들인 건지, 아니면 감정이 조금씩 드라이해지는건 아닌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애를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런 느낌이 있다. 아주 가깝게 지내는 것 보다, 적당한 거리감을 갖고 지내는 것이 서로에게 더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서로에게 지나친 간섭이 없고 그렇다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 상태랄까?


개개인이 자유로운 상태로 조화를 이루는 그런 관계를 나는 좋아하게 되었다.


언제 또 어떤 형태의 관계를 추구하게 될 지는 알 수가 없지만, 지금은 이런 상태에 대해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물론, 외로운 날도 있다. 누군가와 밥 한끼, 혹은 술 한잔 하고 싶어서 카톡 대화상대를 뒤적거려 보지만 어느 한명 눈에 띄지 않는 그런날도 있고, 사람들속에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으면서도 공허한 그런 날 말이다. 그런데, 그건 관계의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내 심리의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다. 아니 아마도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외로움을 잠재우기 위해 관계에 대한 삶의 자세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관계가 문제가 아닌데 그래봐야 또 다른 공허함이나 서운함이 생길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기보다는 그 외로움을 잘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완벽한 인간은 없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채워주는 관계는 그래서 아름답다. 하지만 그 채움이 내가 채워주고 싶음이 아니라 상대로부터 채워지기 위함이라면, 나는 채워지지 않은 채로 두려한다. 내가 원하는 만큼 받은대로, 상대방에게 되돌려 줄 자신이 없다.


이런 이기적인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건 분명 내가 운이 좋은 것이다. 그래도 사람을 좋아하눈 이 마음이 그런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거라고 자위해볼 뿐이다.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빌려 나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모든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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