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의 암치료
혹시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닐까? 솔이를 간신히 재우고 거실 빈백에 털썩 주저앉으니 이 모든 상황이 몽환적이다. 내가 꿈속에 있는 듯 몸이 붕 뜨는 것 같기도 하고 거실등이 유독 밝아지면서 눈을 뜰 수 없어 두 손으로 눈을 가려본다.
아마도 이대로 아침이 되면 수에르가 내 품에 안겨있고 플로라는 방바닥에서 날 지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솔이가 방문을 벌컥 열며 “아침이 밝았어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펼쳐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솔이 아빠는 이 장면 어느 틈에서 분명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겠지…
면역력이 약해진 솔이와 집안에 갇혀 하루를 온전히 보내거나, 병원의 단조로운 공간에서 오가는 일상을 지속하다 보니 그동안의 복잡한 삶이 꿈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잠시 이 꿈속으로 온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바깥공기를 마실 때가 되면 뭔가 두려운… 바깥 태양을 바라볼 자신이 없는 상태가 되어 지금이 현실임을 깨닫는다.
꿈이라면 좋으련만 우리는 오늘도 지금을 이겨내는 중이다.
#소아암 #신경모세포종 #소아환자보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