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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넬로페 Sep 05. 2024

우리 함께, 평범하게

솔이의 암치료

식탁에 앉아 환하게 웃는 3개월 전 솔이 사진을 보고 펑펑 울었다. 


검은 머리에 유독 검고 큰 눈동자, 그 웃음소리가 느껴질 만큼 환하게 웃는 솔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그때가 그리웠나 보다. 솔이 아빠, 수에르, 플로라, 나 모두 솔이와 함께 있었던 어느 날 저녁이었고, 우린 식탁에 앉아 아주 평범한 음식을 먹으며 맘껏 장난치고 이야기 나누는 중이었다. 우리가 함께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평범했던 어느 날의 저녁식사 사진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아침이 되면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어린이집에 가던 솔이, 솔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해서 저녁이 되면 솔이를 만나던 나, 조금 불규칙하게 일하지만 늘 가족이 삶에 중심인 솔이 아빠, 뼈 간식하나로 행복한 나의 첫 번째 강아지 수에르, 호르몬 주사로 삶을 견뎌내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가족을 지키고 사랑하는 두 번째 강아지 플로라까지... 


우리가 일상을 지켜내고 이대로만 살아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던 때였다. 가끔 각자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문제점들이 있기도 했지만, 우리 공간에 다 모인 순간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좋았다. 


너무 외롭고 힘들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하던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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