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이기는 믿음

히브리서 11장 17절 묵상일기

by 펭귀니

히 11:17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아기를 낳기 전에는 출산이 이 정도로 힘든 줄 몰랐다. 건강이 좋지 않을 때 갑작스럽게 임신이 되어 고생을 많이 했고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잠들기가 힘들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아주 건강할 때의 상태와 지금의 내 상태를 비교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불안하고 걱정이 되고 언제까지 이럴까 화가 나는 게 당연하지.


다른 사람들은 이쯤 되면 잘 회복하고 혼자서 아기도 씩씩하게 잘 키우는 것 같은데 난 가족들이 도와주는데 왜 이렇게 몸이 힘들까. 남과 비교하니 나에게 주어진 자원을 보지 못하는구나. 요즘 나는 아인슈타인과 슈바이처보다 독박육아하는 엄마들을 더 존경한다. 이 상황에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 텐데 배 부른 소리를 하고 있구나.


아기 낳고 한 달 동안 한방병원에 입원했던 시간을 돌이켜본다. 마약성 진통제를 맞고도 고통에 신음했던 하루하루.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꽤 괜찮다. 퇴원하고도 한동안은 아기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유모차에 태워 노래도 불러주고 피아노 연주도 들려줄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팔을 번쩍 들어 안아줄 수 있고 기저귀 갈기는 아주 쉬운 일이 되었다. 땅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것조차 힘겨웠지만 이제는 차에 유모차를 실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 나에게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주어진 하루하루의 시험을 믿음으로 감당하는 것.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 나는 끊임없이 외부의 인정을 원했지만 가장 중요한 가정에서의 일에 충실하도록 이 자리에 있게 하셨구나. 깨달아지니 눈물이 흐른다. 언젠가 이 시간도 아름답게 추억할 날이 올 것이다.


“사랑하는 내 딸 사랑아. 너를 얻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단다.”

언젠가 다애에게 이렇게 꼭 말해주고 싶다.


P.S_임신 기간 나에게 가장 상처가 되었던 건 배 속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는 말이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상황이 다르기에 함부로 내뱉을 수 없는 말인데 사람들은 때때로 남의 말을 너무 쉽게 한다. 나 역시 때때로 누군가에게 말로 상처를 주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걸 항상 기억하고 함부로 단정 짓고 말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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