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찌는 여름날의 크로와상, 피렌체에서 아침먹기
코로나19로 봉쇄령이 내려지기 전날을 마지막으로 피렌체에 있는 오피스에 다녀온지 넉 달정도 되었다. 낮기온이 35도에서 39도까지 올라가는 정말 푹푹찌는 여름이 되어서야 다시 피렌체에 다녀왔다. 도시는 봉쇄령 바로 전에 보던 우울하던 모습에서 천천히 생기를 되찾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눈에띄게 줄긴했으나 그래서 그런지 도시는 오히려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작은 사무실은 아무도 돌보지 않았는데도 다행히 멀끔하게 버텨주었는데 나무로 만든 가구를 갉아먹는 벌레가 생긴건지 나무가루가 바닥과 나무 조형물 옆에 부스스스 떨어져있었다.
나와 파트너는 우선 아침을 먹으러 바Bar 로 향했다. 보통 이탈리아 사람들이 아침에 먹는 크로와상을 포함한 패스츄리를 통틀어서 그냥 다 코르네또라고 부르는데 (원래는 크로와상 모양=코르네또 이고 패스츄리 모양마다 각각 다른 이름들이 있지만) 예전에는 커피집마다 직접 코르네또를 구워내 집집마다 맛있고 질좋은 코르네또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로마만 해도 이제는 몇몇 큰 회사에서 만들어내는 공장식 코르네또들을 커피집에 납품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과 맛을 둘다 잃어버렸다.
반면 피렌체는 여전히 커피집마다 직접 코르네또를 구워내는 곳들이 많다. 덕분에 피렌체에서 먹는 코르네또는 로마에서 먹는 것과는 꽤나 다른, 맛좋은 것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피렌체에 올때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코르네또 사냥에 나선다.
오랜만에 온 피렌체에서 나는 안에 사과를 넣은 큼지막하고 달달한 것을 먹었다. 리코타크림과 초콜렛이 들어있는 것, 쌀로만든 달달한 크림을 넣은 것, 심플한 기본 크로와상...중에. 손가락까지 쫙 편 손 크기만큼의 큼지막한 코르네또를 한입 베어무니 그제서야 우리는 피렌체의 늦은 아침을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Caffè 카페(에스프레소)와 함께.
사진출처 : Photo by Anastasiia Ostapovych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