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앞에서 시작된 일
내려서 쫓아왔다
그때 내가 하고 있던 일은 아주 단순했다.
내 소유의 주택 현관 바로 앞에서
개 털을 빗어주고 있었다.
그 자리는 공유 주차장 안이 아니라,
공유 주차장 옆이었다.
경계가 분명한 자리였다.
타미는 가만히 앉아 있었고,
나는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몸을 낮춘 상태였다.
도망칠 준비가 된 자세가 아니었다.
그때
전동 휠체어가 가까이 왔다.
멈출 기색은 없었고,
그대로 밀고 들어올 듯한 거리까지 접근했다.
나는 일어나지도 못한 채
몸을 뒤로 빼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전동 휠체어에서 내려
두 발로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움직임에는
보행의 불편함이나 제한이 보이지 않았다.
동작은 힘이 실려 있었고,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내게 말했다.
“너는 여기다 주차하지 마라.”
그 말이 나온 곳은
내가 실제로 거주하고,
차를 세우고,
생활을 하는 자리였다.
나는 개를 데리고 있었다.
타미를 안고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끌듯이, 당기듯이
공터를 돌기 시작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다섯 바퀴를 도는 동안
그는 멈추지 않았다.
도망치면서 내가 한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았다.
“아줌마, 떨어지세요.”
“일 미터 떨어지세요.”
“너무 큰소리 치지 마세요.”
설명하지 않았다.
욕하지 않았다.
맞서지 않았다.
거리를 요청했고,
그 요청을 반복했을 뿐이다.
영상은 그 와중에 찍힌 것이다.
도망치다 멈춰서 찍은 게 아니라,
달리면서 겨우 남긴 기록이다.
숨이 찼고, 다리가 풀렸고,
손은 떨렸다.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촬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휴대전화를
내 몸을 향해 계속 휘둘렀다.
그의 접근에는 맥락이 없었다.
나는 말을 걸지 않았고,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그저 내 집 앞에서
개 털을 빗고 있었을 뿐이다.
그는 갑자기 끼어들어 말을 걸었고,
설명 없이 지시하듯 행동했다.
그 시간, 그 자리에는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었다.
목격자가 없는 상태였다.
그가 이 동네 거주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나는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빈 집을 자기 창고처럼 사용하며
이 동네를 오가던 인물이었다.
컨테이너 박스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이 동네 공터에 옮겨 두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본 적이 있다.
그날 그는
누군가의 민원으로 벌금을 냈다는 취지의 말을
내게 쏟아냈다.
그러나 그 문제는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나는 그 적치에 관여한 적도,
민원을 제기한 적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그 불만을
내 소유의 주택 앞에서,
나에게 전가했다.
대낮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도망치면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서였는지,
몸이 먼저 반응해서였는지는 모르겠다.
웃고 있었는데
분명히
두려웠다.
숨이 가빴고,
심장은 빨랐고,
머릿속은 계속 다음 동선을 계산하고 있었다.
사람이 없는 대낮에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 두렵게 했다.
이 사건은 결국 송치되었다.
그래서 이 글은 항변이 아니다.
이미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간 사안에 대한
기록이다.
사진과 영상은
도망치며 남긴 캡처다.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다.
누군가를 규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날
사적 공간 앞에서 시작된 접근이
추격으로 바뀌는 지점을
남기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