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하지 않는 것은 구청이고, 침범은 계속된다

by Peppone

십 년 전, 구청의 요청이 있었다.

주변 정비와 활용 계획을 이유로,

주택 철거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강제는 아니었고, 선택의 여지는 남아 있었다.


나는 내 소유의 주택을 철거했다.

법적으로 의무는 없었지만,

공적 계획에 협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문제를 줄일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철거 비용은 전액 개인 부담이었다.


다만 중요한 점이 있다.

내 땅은 텃밭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나는 내 자비로 협조했지만,

내 토지는 공공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고

개인 정원으로 유지했다.

관리 책임 역시 내가 직접 감당했다.


반면 바로 옆 집은 달랐다.

그 토지는 구청이 사용을 허락했고,

실제로 텃밭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그 사용은 지속적인 관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공간은 방치되었고,

지금은 누구나 쓰레기를 투척하고 버리고 가는

폐허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구청은 그 공간을 허락했지만,

관리하지 않았다.

경계도, 이용 규칙도, 책임 주체도 정리되지 않았다.

그 결과 방치된 땅은

주변 공간까지 침범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나는 내 작은 땅에 대해

개인 정원으로 사용한다는 기준을 분명히 했고,

펜스를 설치해 경계를 인식하도록 했다.

이 역시 전액 개인 비용이었다.

공적 관리가 부재한 상태에서

침범과 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그러나 침범은 멈추지 않았다.

차량 진입, 훼손, 경계 무시는

개인의 관리 부족이 아니라

행정이 방치한 공간을 통해

계속해서 발생했다.


중요한 점은 여기다.

침범은 개인이 허락한 공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행정이 허락하고 관리하지 않은 공간을 통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분리되어 처리된다.

방치는 행정의 영역으로 남고,

피해와 대응은 개인의 책임으로 귀속된다.


나는 지금도 이 땅에 대한 재산세를 개인으로서 납부하고 있다.

공공 사용을 허락하지 않은 내 토지에 대해,

직접 관리하고 비용을 들인 공간에 대해,

세금 역시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정리하면 구조는 단순하다.

구청이 허락한 공간은 관리되지 않았고,

내가 허락하지 않은 공간은

내 비용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침범과 문제는

행정의 방치로부터 시작되어

개인의 공간 안으로 계속 흘러들어온다.


이것이 내가 겪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개인의 협조와 관리 여부와 상관없이,

행정이 관리하지 않는 공간은

주변의 개인에게 지속적인 침해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이 문제는

개인의 태도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이 허락한 공간을 관리하지 않을 때,

그 책임이 어떤 방식으로 개인에게 도착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나는 이것을 주장으로 남기지 않는다.

다만 기록으로 남긴다.

침범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누가 관리하지 않았으며,

누가 비용과 위험을 감당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매거진의 이전글누락은 어떻게 개인의 책임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