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은 조정되지 않는다

이미 지나간 시간에 대해 — 〈로스트 도터〉

by Peppone

이 영화는 판단을 유보한다.

대신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 레다가 붙들고 있는 죄책감은 단순하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3년 동안 곁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학대도 폭력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부재는 레다의 삶 전체에 영향을 남긴다.


레다는 선택의 주체였다.

그러나 딸들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 시기는 엄마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이 두 조건은 동시에 성립하며, 어느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영화는 이 어긋남을 해소하지 않는다.

용서를 제시하지도, 비난을 강화하지도 않는다.

모성에 대한 판단 대신, 시간의 비대칭성을 그대로 둔다.


레다가 겪는 고통은 처벌이 아니다.

또한 구원도 아니다.

그것은 이미 지나간 선택이 남긴 결과와 함께 살아가는 상태에 가깝다.


마지막 장면에서 레다는 죽지 않는다.

회복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는 다만 살아 있고,

딸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하루를 지난다.


이 영화가 남기는 것은 명확하다.

지나간 시간은 조정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생긴 미세한 균열과 감정의 잔여는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로스트 도터〉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형태로 놓아둘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