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내가 아는 것

by Peppone

2월은 늘 조금 느슨해진다.

십 년 전 이 달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그 달의 공기가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는다.

나는 여전히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몸도 안다.


그때 나는 잠으로 버텼다.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 있었다.

조용한 시간에만 숨이 붙어 있었다.

잠은 회피가 아니라 유지였다.

나는 원래 잠이 많은 사람이고, 깊이 잠드는 사람이다.

그 능력 덕분에 오래 버틸 수 있었다.


그 이후로도 공격은 이어졌다.

소음, 오해, 행정, 반복되는 마찰.

나는 나를 싫어한다는 사람들의 이유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이해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올해 나는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내가 불편해하는 것은 거창한 위협이 아니라,

의미 없는 간섭과 반복이다.

진짜 문제는 강한 힘이 아니라

자꾸 얼쩡거리는 약한 것들이다.


나는 이제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귀찮다.

시간과 집중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버티는 데 에너지를 썼다면

지금의 나는 구분하는 데 에너지를 쓴다.

중요한 것과 아닌 것,

나와 상관있는 것과 없는 것.


나는 이미 안다.

가짜는 오래 서 있지 못한다는 것을.

겉으로 단단해 보이는 것들 중 상당수가

실은 반복과 소음으로만 유지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조용히 선을 긋는다.

싫다고 말한다.

그리고 돌아선다.


2월은 여전히 약한 달이지만

나는 예전만큼 약하지 않다.


나는 이제

버티는 사람이 아니라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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