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

by Peppone



― 조용히 화난 기록


2025년 1월 6일, 동구청에 의해서 3건의 위반장소 내 주소인 주정차 위반으로

내 차는 압류되었다.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


어떤 고지서도,

어떤 독촉장도,

어떤 통지도 받은 적이 없다.


압류는 이루어졌고

나는 그 밖에 있었다.


압류는 조용하게 이루어진다.

당사자만 모른 채.



6월 13일 무렵,

위택스에 주정차 위반 과태료 세 건이 올라왔다.


그 전까지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이미 발생했다는 위반에 대해

기록은 뒤늦게 나타났다.


그리고 사흘 뒤,

6월 17일에는

80만 원짜리 과태료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납부기한은 모두 6월 30일.


이의제기 기간은

존재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속도로 지나갔다.


나는 문의했고

이의제기를 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동시에 현금 납부만 가능하다는 안내도 받았다.


80만원 정식 고지서를 확인한 것은 6월20일

그 무렵이었다.


고지는 늦게 도착했고

기한은 그대로였다.



그해 6월 18일에는

담벼락 붕괴 사건이 있었다.


나와 무관한 사고였다.


그런데 보험사는

나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


전자소송 기록을 보니

행정기관이 사실조회로

내 주소를 제공한 것으로 보였다.


법원 서류는 내게 왔고

가족에게도 전달되었다.


잘못된 주소 하나는

생각보다 많은 곳으로 퍼져 나간다.



9월, 행정심판 재결서가 나왔고

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6년 1월 29일,

판결이 선고되었다.


다음 날,

나는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일괄 납부했다. 내 물건은 돌려받지 못한 상태로. 출입구는 물리적으로 봉쇄된 상태로.


압류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고

더 늦어지면 가산금이 붙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붙어있었다.


1월 30일 그날 이후

압류는 해제되었다.


압류는 그렇게 조용히 풀린다.

처음처럼.



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냈다.

위원회 상정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다렸던 답변은 간단했다.


“소송 진행 중이므로 조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2월 23일 오후 시각,

소송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진행 중이 아닌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조사되지 않았다.


각하는 사실보다 빠르게 내려온다.



행정은 늘 시간을 가진다.

시민은 기한을 가진다.


기록은 늦게 나타나고

고지는 뒤늦게 도착하고

납부기한은 그대로 있고

이의제기 기간은 지나가고

압류는 이미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진행되었다”고 기록된다.



나는 아직도

단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통지를 찾고 있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편지들.

누군가에게는 발송되었다고 기록된 문서들.

그러나 나에게는 도착하지 않은 시간들.


행정은 종종

존재하지 않는 수신인을 상정하고 움직인다.



나는 지금도

문서를 쓰고 있다.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분명히 여기에 있었다는 것을 남기기 위해.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 글은 항의가 아니다.

설명도 아니다.


단지,

조용히 화난 상태에서

남겨두는 기록이다.


오늘 낮엔 기력이 없어도 김탐의 산책을 위해 대문을 나서다가 택시에 치일 뻔 했다.


환장하것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탐이 집앞에서 깔려 죽을 수도 있다는 현실이 나를 분노하게 만든다. 그래서 민원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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