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ceptional Moment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 컨설팅그룹 퍼셉션입니다.
지난 오감연상법에 대한 포스팅에서 다뤘듯이 퍼셉션은 브랜딩 과정에서 오감연상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대표할 수 있는 감각들을 정의하고 아이덴티티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브랜드 역시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고자
오감경험에 기반한 여정을 제공하는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감성적 연결은 고객이 브랜드에 애착을 느끼도록 하고 반복적인 방문, 구매, 추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감연상법을 어떻게 적용하고 브랜드에 녹여낼 수 있을까요?
퍼셉션의 자체 프로젝트를 대표 사례로 공유해보려 합니다.
지난 퍼셉션의 20주년을 기념하고자 제작했던 '퍼셉션의 정체성'이 담긴 선물상자입니다.
당시 20주년을 어떻게 맞이할지 고민한 끝에 스무살이 될 때까지 여러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대해 함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자 작지만 정성을 담아 선물상자를 마련했습니다. 퍼셉션은 어떤 회사인지, 우리의 지향점과 걸어온 길을 오감으로 표현하고, 이를 여러 감각을 자극하는 제품들로 구성했죠.
발상의 전환과 관점의 확장으로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문제를 발견하고 디자인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가는 'Perception(지각, 인지, 통찰)'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감각을 자극하는 향과 차, 생각을 깨우는 즐거운 시즐감, 발상의 전환을 돕는 단어들로 인지 경험의 확장을 도울 수 있는 'Perceptional Moment' 입니다.
몸과 마음의 진정에 도움을 주는 차의 시간에 인공적인 것 보다는 깊은 담백함을 지닌 것이 좋겠다 생각했고, '사루비아 다방'을 떠올렸습니다.
퍼셉션과는 10년지기로 저희가 브랜딩을 도우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죠.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사루비아 다방의 크라프트 블렌트 티 리프(Craft Tea Leaf)는 소재가 지닌 향미와 색감, 모양, 질감 등을 이해하고 주제와 정감에 따라 적합한 소재들을 혼합해 차를 만들며 차의 향미가 마시는 이의 마음에도 가닿기를 소망합니다.
무언가 몰입했을 때, 저도 모르게 '당 떨어진다' 말하며 군거질거리를 찾게 되는데, 매번 똑같지 않은 새로운 자극을 고민하게 됩니다. 퍼셉셔너들은 재미 있고 신선한, 눈이 번쩍 뜨이는 팝핑캔디나 향신료 등을 고민하다가 제조 방법에 따라 물성이 달라지는 자연물인 대추를 뽑게 되었죠.
강한 자극보다는 낯설지만, 곧 익숙해지는 자연스러운 향으로 일상의 감각을 깨울 수 있는 향을 찾던 중 사유의 향기를 창조하고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수토메를 만났습니다. 퍼셉셔너들이 애정하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퍼셉션의 지향점과도 닮아 있는 것 같았어요. 퍼셉션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제안 받은 'The Hanged Man'은 타로카드의 하나로 지식을 얻고자 스스로 나무에 매달리기도 했다는 북유럽 최고신 오딘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합니다. 어릴 적 나무에 매달리거나 물구나무를 섰던 기억, 호기심 가득했던 때로 돌아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만나는 순간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생각을 가시화하는 디자이너들은 늘 더 좋은 생각과 더 적합한 구현 방법을 찾지만, 생각의 폭에는 한계가 있는지라 이 일은 매번 어렵습니다.
워크숍에서 종종 만나는 아이데이션 카드, 각 장마다 전략 키워드나 문장이 적혀 있어 우회로를 생각하지 못할 때 다른 태도와 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상기시켜 줍니다. 새로운 트리거를 통해 비즈니스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맥락의 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돕는 이 카드로 새로운 생각의 길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실제로 선물박스를 받아본 많은 분들이 '퍼셉션 특유의 분위기를 지닌' 굿즈라고 인증해주기도 하셨고, 작지만 세심함이 담긴 선물의 의미와 함께 퍼셉셔너들이 깊게 고민한 정성을 알아봐주신 덕에 더욱 뜻 깊은 20주년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이 선물을 통해 퍼셉션을 아는 이들도, 몰랐던 이들도 퍼셉션의 정체성을 떠올려볼 수 있던 까닭은 작은 상자 안에 퍼셉션을 표현하고 느낄 수 있는 우리만의 감각을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