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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육이 Nov 09. 2015

순수함 뒤에 감춰진 관능미 : 매그놀리아 노빌레

향기를 담은 이야기


향기를 담은 이야기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Acqua di Parma Magnolia Nobile Acqua di Parma for women


by. 366일(향기 읽어주는 남자)








아쿠아 디 파르마 향수 3탄!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는 2009년에 론칭 되었으며 노빌레 라인, 일명 노란색 라인의 대표 향수 중 하나이다. 우아하게 출렁이는 노란 액체만 봐도 뭔가 품격 있는 여성스러움이 보이는 듯 싶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건 EDP 버전이며 EDT 버전도 따로 나오고 있다. 아쿠아 디 파르마 브랜드 내에서는 꽤 유명한 향수인데, 아직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아는 것 같진 않다. 고급스러운 노란색을 담고 있는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의 향기는 어떨까?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의 향기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TOP NOTE

『레몬의 상큼함 + 청사과 달달함 + 하얀 목련 꽃 + 여성스러움 + 발랄함』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를 뿌리면 처음엔 상큼 달달한 청사과+레몬 냄새가 노란빛으로 굉장히 여성스럽게 올라온다. 좀 더 묘사하면 나풀거리는 노란색 원피스로 크게 원형을 그렸을 때 번지는 바람의 파동에서 느껴질 것 같은 향기다. 하얀 목련 꽃을 아래에 깔아놓고 그 위에서 레몬의 상큼함과 청 사과의 상큼함이 서로 노려보는데 그 모습이 꽤 재밌다. 마치 레몬과 청 사과가 “내가 더 싱싱하거든?” 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만야 독자님들이 ‘단 맛이 강해요, 상큼한 맛이 강해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레모나 같은 상큼함과 달달함이요’ 라고 대답해드리고 싶다. 향기의 질감은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며 전체적으로 과일의 상큼함과 달달함이 주축이 되는 발랄하고 순수한 여성스러움이 생각나는 향기다. 연상되는 색깔은 부드러운 노란색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MIDDLE NOTE

『과일의 새콤달콤 + 은은한 목련 + 장미의 새큼함 + 튜베로즈의 우아함』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는 한껏 더 고급 진 여성스러움을 보여준다. 초반에 느껴졌던 과일 특유의 새콤달콤함은 여전하지만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자칫 마냥 발랄하고 소녀처럼 빠져버릴 수 있는 달달함을 여러 가지 여성스러운 꽃들이 감싸고 있다. 묘사를 해보면 순백색의 부드러운 꽃 잎 안에 레몬의 상큼함 한 숟갈, 설탕 한 술을 넣고 쌈 싸먹는 것 같은 향기다. 목련의 향기가 가장 주축이 되지만 콕 집어 말하긴 힘들 정도로 여러 가지 여성스러운 꽃 향기가 섞여 있다. 만약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가 사람이었다면 고생을 모르고 자란 때 묻지 않은 아가씨였을 것 같다. 우유 같은 하얀 피부에 솜 같이 부드러운 살결을 가진 그런 아가씨 말이다. 향기의 질감은 아까 쌈 싸먹는다는 표현과 대조적으로 비어 있는 느낌이 있다. 꽃 향기가 맹맹하고 두리뭉실하게 퍼져있고 그 가운데를 과일의 새콤달콤함이 가로지르는 모양새다. 밀도 높은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밍밍하다고 할 것 같고, 은은한 것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주 좋아라 하실 것 같다.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BASE NOTE

 『과일의 새콤달콤 + 은은한 목련 + 장미의 새큼함 + 튜베로즈의 우아함』


시간이 더 지난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는 과일의 상큼함이 베이스로 깔린 채, 물먹은 꽃이라고 해야 할까? 약간 맹맹한 듯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들이 주위를 감싼다. 전체적인 향기는 탑, 미들과 거의 유사한 것 같지만 느낌이 살짝 풀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이전의 상큼함과 달달함이 거의 사라진 채로, 꽃 향기가 부드럽게 뽀송 해지며  마무리된다.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순수한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터질듯한 관능미





“우리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를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


그 말을 시작으로  스물세 살 먹은 아가씨와 나의 과외가 시작되었다. 



한지에 여러 번 물들인 듯한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노란 머리,
그리고 그 머리를 정성스레 모아 올린 모습까지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래,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는 티 하나 없이 하얗고, 고급스러웠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가장 빛날 것 같은 새하얀 손 끝은, 꽉 쥐고 있는 샤프를 무안하게 만들 정도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어 나도 모르게 말문을 열었다.


“이번엔 4점짜리 고급 문제를 풀어보자, 여기 1번부터 10번까지”


그 말에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의 눈망울이 가득 출렁였다. 하얀 미간에 주름이 잡히며 입술이 한 다발 나오기 시작하는데 어찌 저렇게 감정을 숨기지 못할까? 아마도 수학 문제 풀이가 싫은 것이겠지


“조금만 쉬었다가~ 하면 안 돼요?”


물에 풀어진 꽃잎처럼  맹맹하게 퍼지는 목소리다. 그렇지만 물에 풀어진 꽃 향기가 더 선명하게 올라오는 것처럼, 그녀의 목소리도 선명하게 집중되는 마력이 있다. 맑게 울리는 목소리엔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그대로 묻어있는  듯하다. 자기가 준 사랑보다, 받은 사랑이 훨씬 큰 삶.


“선생님~ 15분만요~”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가 아무런 경계 없이  오픈된 상태로 다가온다. 풀어진 노란색 물감처럼 느슨하게 다가오는 그녀가 놀랍다. 어떤 세상을 살아야 저렇게 경계심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갑자기 그녀의 순수한 노란빛이 새빨간 분홍색이 되어 자극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얀 목덜미 아래에 조신히 자리 잡고 있는 노란 스웨터와 살짝 일어난 보풀까지 나를 묘하게 자극한다. 이 미묘한 감정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이 생각 하나로 나는 다시 수학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그녀 특유의 순수한 듯 섹시한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러면  안 돼, 이러면  안 돼


“그럼 선생님이 한 문제 풀어줄게,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아주 쉬워”


가만히 나를 노려보는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터지기 직전, 바르르 떠는 노란 빛깔 풍선 같다. 그녀의 눈빛에 느껴지는 의도는 꽤 명확하다. 나를 자신의 무경계 영역에 넣어 놓고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것. 


그녀는 이미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손끝부터 머리끝까지
그 자체가 얼마나 아름답고 매력적인지

 

맹맹한 듯 선명하고, 아름다운 듯 섹시한 색깔이 자꾸만 나를 긴장시킨다. 벗어나야 돼, 벗어나야 돼… 어떻게?


똑똑똑-


“선생님~ 간식 좀 드시면서 하세요~”


그제야 잔뜩 부풀어 올랐던 그녀의 노란빛 풍선은 픽- 하며 작아졌다. 동시에 너무 깨끗해서 무섭던 눈빛도 풀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는 본연의 순수한 꽃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결론



비슷한 향수로 메모 인레가 생각나는데 그것보다 달달함이 덜 하고, 덜 부담스럽게 나온 향수 같다. 평소에 상큼하거나 살짝 달콤한 향기 좋아하셨던 분들에겐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달달함의 종류는 꽃 향기 섞인 설탕(?) 에 조금 가깝다. 사실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특유의 꽃이 씻겨나가는 듯한 느낌과, 그 가운데서 올라오는 달달함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대중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주위에서 예시를 들어보면 큰 딸, 둘째 딸, 막내 아들이 있는 집에서 둘째 딸의 느낌에 가깝다고 할까? 성격도 좋고, 활발하고, 엄청나게 예쁘지만 계속해서 애정을 갈구하는 그런 이미지 말이다. 




아쿠아디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요약



연령대

20대 초반 - 40대 초반


지속력

3.0(5.0)


성별

여성적


계절

사계절


질감

상큼한 레몬과 사과의 달콤함이 하얀 꽃에 둘러싸여

맹맹한 듯 선명하게 퍼짐






아쿠아디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향수정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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