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간 사나이 [프롤로그]

by 방덕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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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아시는가?

어린시절 유독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좋아해서 그가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봤다.

<유치원에 간 사나이> 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영화 살인병기 터미네이터도 무력화시키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많은 웃음을 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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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애들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싫어할 수도)

무뚝뚝한 성격도 그렇고 의미 없이 유치하게 노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

게다가 요즘애들 얼마나 무서운가..

따박따박 대들고 처벌금지로 때리지도 못하고.


그런 나에게도 영화에서 봤을 법한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초등학교에 가다니..


2014년, 초등학교 바로 옆에 붙어있는 부속 유치원 수업까지도 맡게 되었다.

당시 프리랜서 운동강사였던 나는 주로 평일 저녁과 주말에만 레슨 스케쥴이 잡혀서 평일에는 너무 놀게 되었다. 그래서 평일에만 일할수있는 부업을 좀 찾다가보니 서울시의 한 초등학교에 기간제 체육 선생님으로 취직하게 되었다.


원래는 체육수업을 맡아서 하는 스포츠 강사자리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체육수업을 태권도수업으로 대체해서 운영하는 학교를 알게된거죠.


저는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를 나왔습니다. 학교 도복 왼쪽 가슴에 경희대를 상징하는 흰 사자 마크가 그려진게 특징이죠.


그런데 아이들은 그 사자 마크가 호랑이로 보였나봅니다.
'왜 호랑이가 가슴에 그려져 있어요?' 라고 자주 묻더니 이젠 별명이 '호랑이 선생님' 이 되었습니다.

IMG_8020.JPG 아 추억의 C월드 미니홈피


무서워서 호랑이 선생님은 아닙니다. ㅋㅋ

학교에 저 무서워하는 학생이 없는거 같네요.

특히 저학년들이 저만 보면 '호랑이 선생님~~!' 하면서 달려옵니다.

사자랑 호랑이는 분명 다른데...


그림은 누가봐도 사자인데 어린애들은 호랑이라고 하네요.
뭐 사자면 어떻고 호랑이면 어떻습니까.


때로는 아이들과 티격태격하면서 아이들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하고 저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나날들은 생각이란걸 할 틈도없이 폭풍처럼 나를 훓고 지나갑니다.

아침일찍 출근해서 풀타임 수업하고 방과후 수업까지 하고나면 이미 모든 육체와 멘탈이 붕괴된 상태입니다.

그 붕괴된 멘탈로 또 저녁 레슨이나 PT를 하기도 했죠.



방학이라는건 참 좋은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방학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을 위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학교에 간 사나이' 라는 주제로 에피소드를 올려볼까 합니다.

초등학교 선생님과 거리가 먼 제가 앞으로 또 이런 경험을 할까 싶어 기록으로 남겨두려는 목적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