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 소지자라면 최고의 입문서
인생을 살면, 혼자라서 고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제대로 독립을 하고 혼자가 되어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런 의문들은 정신적인 '감기'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정확하게 알아야 대비할 수 있고, 그것이 '백신'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해당 도서는 그 백신의 힌트를 제공해 줍니다.
아무래도 정신적인 부분들을 다루는 심리학의 특성 때문에 접근 자체가 걱정을 수반합니다. 그런데 전문의의 육성을 듣는 것이 아닌 문자로만 이루어진 도서는 그 걱정을 더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겉 표지의 아기자기함은 불안감을 어느 정도 눌러주었습니다.
이와 함께 Part로 크게 분류하고 Chapter로 세부화된 본문은 내용을 길게 가져가서 이해도를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긴 호흡으로 어려운 이야기와 공감되지 않는 예시들만 이어졌다면, 더 이상 해당 도서를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삽화 역시 해당 도서를 선택하기 적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쉬운 언어와 자동차를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예시 덕분에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자동차와 도로, 승객 등으로 한 비유는 운전면허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것입니다.
추가로 저자가 실제 진행했던 상담 사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또한 혹시나 이해를 못 할 경우를 대비해 챕터가 끝난 뒤 바뀐 폰트와 글자색으로 요약을 진행합니다.
이어지는 다른 색상의 페이지는 예시와 함께 간단하게 변화시킬 심리적 팁을 제시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것도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발상의 전환이 눈에 띄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왜 심리학을 접근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로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호기심이 시작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이들은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로 시작했을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고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의지가 있음에도 쉽게 변화를 할 수 없는 것은 내가 변했을 때 벌어질 일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당연히 공포라는 감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공포에 발이 묶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현재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경험해야 하고, 경험을 위해 실행해야 합니다.
물론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있어야만 우리는 변할 수 있습니다.
나의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알맞게 익은 과일이 알아서 내 입에 도달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마트에서 파는 과일도 결국 내가 선택합니다.
제대로 된 선택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역시 경험입니다.
알맞게 익기를 기다리기만 하다가 과일이 썩어버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 과일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일단 먹어보고 상태를 파악해야 이 상태일 때 어느 정도 익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제 다음에는 그때의 경험을 빌어 더 맛있는 상태를 알 수 있고, 그 일이 반복되면 최고의 과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또 불안감이 싹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덜 익은 과일이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선택을 하기 전에 두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누군가는 인생을 과일과 같이 생각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나의 선택이 최악의 결과를 낳을지는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객관적으로 보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선택과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르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하기 때문에 착각할 수 있습니다.
자유, 감정 등 그 자체에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행동에 묻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탓하며 책임을 분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온전히 본인의 몫이며, 절대 회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기대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감정에 기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내면의 진정한 '나'를 제외한 다른 것에 기대서는 안됩니다.
스스로 일어서야 하며, 내면의 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함과 판단력, 그리고 객관성입니다.
이것이 절대로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되고, 감정을 다스려야 할 이유입니다.
특히나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불안감,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로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많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감정들을 적정선에서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약 그것들을 다스리고 적정한 수준에서 조절한다면 때로는 채찍이, 당근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감정 조절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제안된 현실적인 방법이 눈에 띕니다.
먼저 작은 결정, 작은 목표를 수행해 나가고, 우선순위를 정한 뒤 목표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작다는 표현 때문에 폄하될 수 있지만, 이것들은 커다란 반석이 될 것입니다.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깨는 것이며, 실처럼 흐르던 물이 결국 바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 것일 것입니다.
어쩌면 홀로서기의 과정은 저자가 예시를 든 마을의 주민, 성의 주민 그 사이의 적절함을 찾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성벽을 올리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성문을 굳게 닫으면 고립될 뿐입니다.
성문을 연다고 성채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본문처럼 우리는 성문을 열어야 합니다.
성문을 열었을 때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오히려 잘 정리해 둔 마지막 챕터가 아이러니하게 아쉽습니다.
매 챕터마다 정리가 되어 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마지막 장에서 또다시 정리를 하며, 쉬워도 너무 쉬운 심리학 서적이 되었습니다. 진입장벽을 낮춘 것은 좋았으나, 너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결국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임이 분명합니다.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를 원했다면 전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의 강조가 어려움이 되기도 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나'라는 존재를 파악하는 것은 크나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도서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할 수도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예시들은 훌륭하지만 대상이 다소 한정적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인에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상태의 이해도가 급 증가하는 만큼 그 외의 타깃들은 오히려 난해할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이기 때문에 당연히 어렵고 난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전문가의 이야기를 글로만 봐야 하는 입장이기에 반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쉬운 예시와 도서 속의 아기자기함이 그러한 부분들을 많이 완화시켜 줍니다.
또한 계속되는 반복 정리가 이해를 돕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어쩌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실망할 수 있지만 이 도서보다 편안한 심리학 서적은 찾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 5개 만점
★★★☆ (주제 5 구성 8 재미 6 재독성 8 표현력 7 가독성 9 평균 7.16)
쉬운 예시와 깔끔하게 반복되는 정리로 운전면허증 소지자라면 쉽게 읽을 수 있을 심리학 입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