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수가없다>

- 박찬욱도 어쩔 수 없는

by 감나무감

어쩔 수가 없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kHwZNuV-wQ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전 세계를 휩쓸었을 때, 끊임없이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어떻게 천천히 내려올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낸 노래가 '젠틀맨'. '강남 스타일'로 한껏 고조된 싸이 음악에 대한 기대감은 '젠틀맨'과 함께 싸이의 바람대로 그렇게 젠틀하게 수그라들어 갔다.


영화의 불문율. 속편은 전편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던가.

물론 <어쩔 수 없다>는 <기생충>의 속편은 아니다. 그러나 보는 내내 <기생충>의 성공에 도취된 감독의 자기복제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극중 취미로 배우는 삼바 무도회에 참여한 손예진. 뒤늦게 아내(손예진)가 준비해준 복장을 입고 간 이병헌은 아내(손예진)가 치위생사로 일하는 치과 의사(유연석)와 인디언 커플이 되어 다정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무도회장을 빠져나와 버린다.


밤늦게 돌아온 아내를 의심하며 닦달하는 이병헌. 손예진은 자신이 입었던 옷은 인디언이 아니라, 포카혼타스 복장이고, 이병헌에게 준 옷은 존 스미스 대령이라며 자신과 이병헌이 커플라고 항변한다.


박찬욱 감독도 관객들의 반응을 예상했던 것은 아닐까? <기생충>의 오마쥬를 과감하게 사용한 감독의 선택은 자신감일까, 자만심일까? 감독은 포카혼타스를 내어 놓았다고 생각했겠지만 관객은 이미 한 번 맛 본 인디언에서 실망을 느꼈을 뿐이다.


<기생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 속에서도 스토리에 몰입이 됐고, 개연성에 납득이 되었다. 인물 하나하나가 궁금했고 장면에 등장하는 소품도 저건 무슨 의도가 담겨 있을까 호기심이 들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는 설득력이 약하다. 실직자 남편이 자신의 면접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람 둘을 죽였다. 그리고 세 번째 사람을 죽이고 돌아왔다. 술 먹고 9년 전 내 아이(전 남편의 아이)를 개패듯 팬 적이 있다. 그런데 가족을 위해, 남편을 위한 사랑으로 그를 품어줄 수 있을까? 다음은 나, 혹은 내 자식 차례가 될 수도 있는데?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slump)

성공적인 작품이나 활동 이후의 작품이 전의 작품이나 활동 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


이병헌은 놀라운 연기력으로 주인공의 어쩔 수 없음을 표현하고자 했겠지만, 이미 영화 속 인물과 스토리 설정의 작위성이 <기생충>의 작품성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속편의 운명을 드러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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