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싫었어요.

내가 장가갈 수 있을까?

by 해피

학창 시절 공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좋아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는 어디를 가나 책을 가지고 다니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진급을 위해, 자격증을 위해,

생계를 위해 공부하시는 것이었을 텐데...


그때 아버지는 왜 설명을 해주지 않으셨을까?

지금 보는 이 책은 무엇이고 왜 보고 있고

이 것이 중요해서 함께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왜 안 하셨을까?


난 그냥 우리랑 놀아주면 안 되나?

책이 우리보다 중요한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책이라는 존재가 나와 아빠를 갈라놓는구나라고 정의를 내리며 책을 싫어 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싫었으니 성적도 역시 좋지 않은 게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가장 중요한 수능 시험의 날 정말 행복했습니다. 어차피 서울에 있는 학교는 못 갈 테니 지방을

가게 되면 통학도 안될 테고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그 설렘에 가득 찼습니다.


그냥 부모님의 손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고3 수능 시험이 끝나고 수능 성적에 맞춰 지방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 손 안에서 놀고 싶어도 못 놀고 했는데 아무도 나를 간섭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행복하게 놀고 싶은 것 다 놀고먹고 마시고 공부는 뒷전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정말 신나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였으면 게임방에서 밤을 새울 수 도 없었는데 게임에 빠져서 밤도 새우면서 분명히 한국에 살고 있는데 미국생활처럼 지냈습니다.

참 사람은 신기합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고 하라고 하면 어느 정도 하다가 하기 싫어지는 그 감정이 딱 올라왔습니다. 1년을 정말 신나게 놀았습니다.


이제는 결과를 받는 시간 역시나 쌍권총을 받아 들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군대 가기 위해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키도 작지만 몸무게 48kg 체중 미달로 2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조금 더 살을 빼면 군대를 안 가고 공익근무도 갈 수 있었는데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 한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고 군대에 갔습니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 저는 훈련소에서 행군을 하게 되었습니다.

군장 무게는 거의 30~40kg 정말 이런 무게를 들어본 적도 없기에 드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이걸 매고 어떻게 행군을 하지?

완주해야 하는데? 혼잣말을 하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래 어머니가 아프셔서 내가 어머니를 업고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자 그럼 내가 쉽게 군장을 내려놓지 않을 거야.라고 굳게 결심하고 행군을 해서 결국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군생활 할 때는 상병 정도 시간이 지나야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무실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최소 1년 넘게 군생활을 한 사람이라고 표시를 하는 것이 책이었습니다.


상병이 된 어느 날 외출을 나가서 서점을 가게 되었습니다.

평생 책을 사본적이 없었던 저는

어떤 책을 사야 할지?

어디서 골라야 할지?

어떤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책 제목 하나만 보고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라는 세 글자를 보고 선택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참 컸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를 안 하고 친구랑 놀러 가도 어머니께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항상 진실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께 혼이 많이 나더라도 어머니는 혼나고 나온 저를 꽉 껴안아 주셨습니다.

공부도 안 하는 아들인데 잘할 수 있다고 항상 응원을 해주신 어머니였습니다.

내가 나중에 성공하면 우리 엄마 정말 행복하게

해 줄 거야! 그렇게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많이 했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책이 좋아서 사는 게 아니라 "나 군생활 1년 넘었다" 멋 부리려고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첫 번째 책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 (김규환 지음)가 있었기에 제가 지금 책을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저 책을 보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지금보다는 좋지 않게 살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들이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책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부를 해야 한다.라는 내용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과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다 읽고 나서 부모님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군 전역하고 나면 재수해서 다시 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1년 동안 재수 할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저도 부모의 입장이지만 참 황당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도 안 하고 놀다가 지방대 가서 또 놀더니 이제는 재수를 한다고?

등록금은 등록금대로 다 나가고 다시 재수를 해서 학교를 하면 몇 살에 대학교를 들어간다는 뜻인가?


군대 전역하면 23살이고 1년 공부하고 25살에 대학교 1학년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저의 진심이 들어가서였는지 허락을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