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로운 계절로 들어갑니다.
< 아토피치료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 14회 차 >
#페리의무해한대모험 17
10월 2일 시작한 아토피치료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 치료 14차 주사를 맞았습니다.
듀피젠트와 아토피 이야기들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harm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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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치료도 가을의 시작즈음에서 겨울로 그리고 이제 봄으로 들어갑니다.
이제는 굉장히 익숙해진 병원 가는 길.
저는 듀피젠트가 잘 듣는 군에 속하기 때문에
선생님 뵙는 진료는 한달에 한 번만 선생님 진료를 봅니다.
(다음진료때쯤 그것도 더 긴 텀으로 바뀔것 같습니다.)
어제는 진료가 없는 날이기때문에
접수하고 바로 주사실로 갑니다.
이번에는 주사를 꺼내놓고 30분 있다 맞아봤는데(냉장보관) 좀 덜 아픈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요.
놔주는 선생님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도 있는 듯 하고.
어제 선생님은 굉장히 천천히 놔주셨습니다.(오오!! 아프지 않았다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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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는 날은 웬만하면 스케줄을 비웁니다.
진료를 보게 되면 오전이 다 날아가는 경우도 있고,
약간 보상의 개념(?)으로 보라요정님하고 맛있는 거 먹고 산책하고 그러거든요.
원래 병원 갔다 오면 그런 법이 정해져 있습니...-_-;;;
계절이 바뀌었으니 봄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보라요정님이 가게 하는 동안 거의 매일 다니던 연남동-연희동길을 걷다 왔어요.
완벽한 영포티룩으로 위장하기 위해 뽑은 인형. 무려 2개나 성공.
제발 사람들이 우리를 영포티라 놀려줬으면 좋겠습니..
연남동 벚꽃길은 만개한 벚꽃도 있고 아직인 나무도 있습니다.
저녁에는 좀 쌀쌀한 감이 있어 너무 가볍게만 입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아요.
벚꽃은 좀 떨어져야 멋이니, 다음 주가 더 멋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먼 곳이 아니더라도 큰 걸음 말고 작은 걸음으로 봄을 보고 오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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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아토피 상태 이야기를 합니다.
현재는 그냥 꽤 괜찮은 상태입니다.
다 나은 거니?라고 물으신다면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간간히 얼굴에는 붉은 자국들이 올라와요.
하지만 듀피젠트 후 지금까지 큰 염증으로 번진 적이 없습니다.
피가 날 정도나, 진물이 나는 일이 없었다는 거죠.
지금은 딱 얼굴이나 몸은 아주 작은 곳들에 위에 적은 것처럼 붉은 자국이 올라오고
'아 이거는 아토피 염증인데!'하고 느껴지면
jak억제제 연고 발라서 진정시킵니다. 하루정도면 다 들어가고요.
아 눈가는 아직도 간간히 붉게 올라옵니다.
결막염이나 각막염까지는 가지 않고요. 가렵더라도 잭 억제제 연고 바르면 5분 안에 진정됩니다.
이대로 쭈욱 면역이 안정되면 6-9개월 차에 아마 이지점수는 0-2점 사이가 될 것 같아요.
전에도 얘기드렸지만 이지점수(아토피중증점수) 0-2면 완전관해-완치 수준으로 봅니다.
아토피에서 완치란 재발 없이, 경미한 수준의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거의 없는 수준을 뜻합니다.
5개월 동안 잠도 규칙적으로 자고 음식은 거의 가리지 않습니다.
(일반인에게도 그리 좋지 않은 음식은 원래 많이 먹지 않습니다. 다만 빵은 좋아해서 자주 먹음.)
거의 40년 만에 바뀐 루틴이라 아직도 적응이 안 되긴 합니다.
(원래 일 때문에도 밤에 작업하고 아침에 자는 생활을 평생 해옴. 아토피 때문이기도 했고)
또 하나! 스트레스받으면 올라옵니다.
이 부분은 정말 대단한데, 제 아토피는 정말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ㅜ_ㅜ
어마어마하게 취약합니다. 진짜 진짜 취약합니다. 듀피젠트로 눌러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큰일 났을 거예요.
환자마다 아토피 트리거가 있는데 제 경우 스트레스 지분이 아마 50은 넘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동안 잘 조절되다가 23년에 갑자기 안 좋아진 것도
당시 있었던 정신적, 마음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엄청난 트리거로 작용되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요즘 제가 좋아하는 후배가 만든 가죽재킷을 자주 입습니다.
되게 좋아하는 옷인데 아토피 심할 때 거의 입지 못했죠.
이제는 옷 입는데 제약이 없습니다.
이게 먼 소리야 하실 텐데 아토피 오래 앓은 분들은 아실 겁니다.
설명드리자면 아토피 심하면 옷을 마음대로 못 입습니다.
상처나 흉 때문에, 그리고 피부 보호의 이유로 대부분의 환부를 가리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상처가 심할 경우 소재도 아무거나 입으면 안 됩니다.
흰옷은 피나 진물이 묻으면 자국이 심하게 남으니 거의 못 입고,
짙은 계열, 검은 옷은 각질 때문에 피하게 됩니다.
심한 아토피를 앓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여행을 마음대로 갈 수도 없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간단한 외출도 시간이 걸리거나 힘이 듭니다.
남들이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는 소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끝없이 벽들이 생기면서
미래를 빼앗아 가게 됩니다.
2주 차에 약효과 떨어지면 좀 많이 올라오거나 간지러워진다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주사 맞은 후 컨디션이 쭈욱 올라갔다 2주 차에 떨어지는 그런 변화도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틀어진 면역이 정상으로 많이 돌아왔고
그 덕분에 잠을 잘 자고, 운동 잘하고, 스트레스 덜 받는 루틴으로 변하다 보니
치료효과도 계속 부스팅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아토피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스스로에게도) 삶을 살아야 좋아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