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온도를 기억해놓기
당신과
나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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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은
정말 하루가 가는 게 아쉬울 만큼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고
바람도,
온도도,
걷기에 너무 좋아서
낮이든 밤이든
순간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이런 하늘이,
이런 온도가,
이런 바람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몰라요.
숨이 턱턱 막히던
그 뜨거운 태양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글을 올리는 오늘은
밖에 비가 오고
기온이 무려 20도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날씨가 일방통행인 요즘.
생각해보면 인생이 이래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 모든 일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새로운 계절과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니까요.
인생에 이런 날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요즘의 하루가
얼마나 의미 있고 소중한지
다시 느끼게 됩니다.
아직 더위가 남아있을지 몰라요.
곧 파란 하늘도 잘 볼 수 없을지 모르고
며칠 동안의 너무나 사랑스럽던 온도는
오르락내리락하다
급하게 겨울로 향할 테죠.
그래서 기록해 놓고
기억해 놓습니다.
하늘도
바람도
온도도
이런 날이 있다.
이런 날이 온다.
기억하고
기록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perytail/
-덧붙임-
2004,2005,2006,2007,2008,2009,2010,2011,2012,2013,2014,2015,2016
13권의 시간기록장들.
그리고
14번째 시간기록장 이야기가
카카오스토리 펀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14년간의 이야기를 연재할 거예요.
많이들 들러서 이야기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