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거그려서20년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열세 번째 책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오늘 편집자님과 대표님에게 거의 최종본 표지 샘플을 받았고
3교 마지막을 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보아온 거라 크게 수정할 것은 없으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9월 중순에는 서점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열세 번째 책의 작은 불꽃은
2017년에 열두 번째 책을 내고 했던 북콘서트에서였습니다.
그해는 어쩌면 큰 상심과 위로를 동시에 받았는데
(꼭 판매량이 전부는 아니지만) 책의 결과가 좋지 못해서 크게 상심했지만
두 번의 북콘서트로 직접 만난 독자분들에게 큰 위로도 받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위로는 상심을 뛰어넘게 해 주었음을 다시 기억하게 만드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래 결국 다시 또 그리고 써야지'
사실 여기까지 온 것도
온전히 제 것이 아님을 압니다.
운이 좋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수없이 많은 위로를 받아서 결국 20년을 채우고 그다음 해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쉽지 않았습니다.
2022년 마지막날,
눈수술을 시작으로 생각지 않았던 일들이
연속으로 빵빵 터졌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말입니다.
네 제게 일어난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계속 시련이 주어지고 세상은 그다음을 그냥 지켜봅니다.
'이래도 계속할래?'
-
누군가에게 세상은 늘 겨울이고
누군가에게 세상은 따스한 봄날입니다.
항상 그래왔어요.
모두가 지옥에 있지 않고 모두가 천국에 있지 않습니다.
다만 작게 바래보는 것은
겨울 속에, 지옥 속에 너무 오래 있지 않기를,
봄날이 온다 해도 지나치게 들떠서
봄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기 바랄 뿐입니다.
-
당분간 새 책 이야기를 계속해야 합니다.
어떤 글이라도 써야 하고
어떤 그림이라도 그려서
계속 살아남아 제 계절을 좀 바꿔봐야겠습니다.
곧 새로운 계절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