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서원 박물관에서 찾은 나의 이상적인 삶
유튜브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비교적 대중적이지 않은 나의 취향이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의기소침할 때 내가 지향하는 삶을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나기 때문이다.
김민식 PD의 삶이 그러했다. 김민식 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누군가는 벌써 살고 있구나 하는 안심이 되었다. 김민식 님은 나처럼 적게 쓰고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물론 나는 나의 일을 너무 좋아해서 그분처럼 직장을 일찍 그만 둘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의 단정하고 간결한 삶이 나의 지향점과 같다. 그리고 여행을 하는 방식도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이다. 김민식 님도 어학연수를 하면서 여행을 한다고 한다. 물론 이 분은 이미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통번역대학원도 나오신 분인데 또 다른 언어를 배우신다고 한다. 이 분이 직장을 그만둘 수 있었던 것은 급여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면서 돈을 벌지 않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점을 나도 따라서 하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급여생활을 해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검소하게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노후에도 지금의 생활수준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다.
스탠딩 코미디언이 원소윤 님도 그렇다. 원소윤 님은 하고 싶은 스탠딩 코미디언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자신이 한 달에 100만 원이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라고 한다. 이 분은 걷고,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세 가지는 따로 돈이 들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나 역시 하루를 걷고, 읽고, 쓰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다. 다만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가끔 맛있는 것을 사 먹을 수 있고 대부분 맛있는 것을 만들어 먹을 수 있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원소윤 님처럼 한 달에 100만 원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생활을 하는데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중년이 되어서 주변 지인들과 노후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나는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돈을 적게 쓰면서 살고 싶어. 그러면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되잖아. 나는 돈을 적게 쓰면서 재미있게 노는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어."라고 말을 하면 주변에서 "왜 그렇게?" 하는 의문 부호를 잔뜩 품고 나를 바라본다. 대부분은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불리고, 더 많이 누리면서 사는 삶을 꿈꾸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삶이 싫은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 소비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성과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결정을 하는 것뿐이다.
소수서원에 있는 박물관에서 나는 선비의 하루 일과표를 보게 되었다. 그 일과표를 보고 생각했다. 내가 꿈꾸는 삶인데? 하루에 책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을 하지 않는 삶이었다. 누군가는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냐고 물을 지 모르지만 어쩌면 저 일과표는 나의 노후생활 일과표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만 난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할 것 같고,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고 살림을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자신이 생겼다. 나는 나의 노후를 내가 원하는 생활들로 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나는 참 잘 살았구나. 아쉬움이 없다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