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선착순이다.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본 감정일 것이다.
‘외로움’ 이 한 단어만 봐도 마음이 쓸쓸해진다.
이러한 쓸쓸함을 느끼던 차에 여대에 다니는 친구에게 소개팅을 부탁했다. 이제 막 대학원생이 된 나였다. 그때는 가을도 아닌 3월이었다. 몸이 춥다 못해 마음까지도 추웠나 보다.
대뜸 여대에 다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나 소개팅 해 줘."
친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딱 두 글자로 답했다.
"사진."
"네."라는 대답과 함께 전화를 끊고 친구에게 바로 사진을 보냈다.
그로부터 약 30여분 뒤, 친구는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
'이름 : XXX. 번호 010-XXXX-XXXX.' 끝이었다.
세상 쿨하다 못해 춥기까지 했다.
이렇게 전화번호를 받고 나는 받은 번호에 메시지를 했다.
주고받은 메시지야 아주 간단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약속시간을 잡는 것이었다. 메시지가 오갔고, 약속 시간을 잡았다. 장소는 소개팅의 메카라고 불리는 홍대입구역.
나는 일찍 도착해, 두리번두리번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내의 사진은 단 한 장만 봤는데도 홍대입구역에서 올라오는 그녀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에게서 빛이 났다. 말 그대로 첫눈에 반했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미리 알아둔 맛있는 파스타집으로 갔다. 맛있게 먹고 차 한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첫 만남은 이렇게 끝이 났고, 세 번째 만남에 정식으로 사귀기로 하며 만남을 이어갔다.
후에 알았지만 내 친구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하지만 혼자 지내는 내 모습을 보며 짠했다고 한다. 여기저기 연락해보는 것보단 한방에 빨리 끝내주고 싶었는지 여학생들이 많은 단체모임에 나의 사진을 띄웠다고 한다. 내 사진이 올라가는 그 순간 채팅방은 잠시 소등되었다고 한다. 단체 모임방에 있었던 분들은 의도치 않게 잘생긴 얼굴도 아닌 내 얼굴을 보게 된 셈이다. 그렇지만 보이니 한 마음으로 열심히 사진을 보셨을 거라 짐작을 한다(죄송합니다).
구 여자 친구, 현 아내는 그 단체 모임방 중 한 명이었고, 아내가 가장 먼저 친구에게 연락해 나와 만나게 되었다(단체 모임방에서는 내 이야기가 단 한 번도 언급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소리 없는 전쟁터인가...). 말 그대로 선착순이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친구가 많은 여성분들의 요청이 있어서 잠시나마 뿌듯했다고 한다.
p.s 고맙다 친구야. 덕분에 결혼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