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얘들아.
2020년 3월 2일.
기쁜 마음으로 출근을 하려고 하는데 어쩐지 마음이 꽤나 무겁다.
'Covid - 19'로 인하여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다.
심지어 한국 교육 역사상 이런 일이 없었기에 더욱이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스크 대란, 5월이면 괜찮아질 것이다, 선발표 후 공문 등 어느 것 하나 안정적인 것이 없었다.
2020년 모든 것이 멈춘 듯했다.
그렇게 그렇게 1학기가 지나가고, 2학기를 맞이했다.
그래도 2학기는 1학기에 비하여 덜 우왕좌왕하고, 아이들도 온라인 수업에 맞춰 참석도 잘하고 있다.
사실 내 전공은 체육이라 그런지 더 아쉽기만 하다.
직접 만나 아이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보내는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마음에 섭섭하기만 하고, 앉아만 있게 되니 소화도 안되고 영 삶의 낙이 없어진 기분이었다.
그렇기에 체육은 정말 신이 주신 선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신이 여태껏 선물로 주셨으니 올해는 잠시 미뤄두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실제로 아이들을 마스크 벗고 만날 수 있었다. 작년에 만났던 아이들을 다시 만나 수업을 하는데 그렇게 반가 울 수 없었다. 아이들도 너무 반가워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아이들 첫 수업에 나는 종이로 만든 판다 탈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등장을 했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벗고 나니 아이들의 환호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와!! 쌤!!! 정말 반가워요!! 올해 또 같이 시작하는 거 맞죠?!"
아이들 모두가 소리치는 소리에 너무 반가워 눈물이 찔끔 나려고 했다.
환호에 이어 나는 "고맙다 얘들아. 작년에 수행평가 점수 후하게 준거 잊지 않았지? 올해도 쌤이 후하게 주려고 수업 재미있고 빡빡하게 만들었으니 열심히 하자!"라고 말했다.
(사실 수행평가 점수를 후하게 준 적은 없으나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목표 도달을 잘했다.)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나를 환호해주는 아이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없어, 아이들을 만나기 일주일 전부터 여기저기 쏘다니며 뭐 빌려주세요. 뭐 사주세요. 뭐 필요해요. 도와주세요. 여기저기 손 벌리고 다녔다. 결국 환경이 마련이 되었고, 아이들을 극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동료 선생님들께서 물으신다.
"쌤, 얘 어때요? 수업 때 자꾸 자려고 해요"
"아~ XX요? 체육시간에 목숨 걸고 뛰어다녀서 피곤해서 그럴걸요?"라고 답한다.
내가 직접 아이들에게 체육 수업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한다.
"아~나가기 싫어요~ 힘들어요ㅠㅠ"
하지만 정말 웃긴게 제일 좋아하는 과목을 말하라고 하면 "체육이요"라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해준다.
나는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으쓱으쓱 하다. 늘 나를 믿고 따라와 주는 학생들이 고맙고 덕분에 나도 행복하다.
어서 코로나로부터 벗어 나 온 학교를 헤집고 다니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마지막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남기며 마무리해본다.
"향기롭고 따뜻해서 봄이 온 줄 알았는데 네가 온 거였구나!"
봄이 아니어도 좋으니 체온도 마음도 훈훈한 아이들을 만날 시간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