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냄새가 난다. 자극적이다. 사무실에서 먹으면 안되는 것이 맞는데 몇 년 여기 있어보니 그리 어색한 장면은 아니다. 1층 식당에서 주문한 밥을 가져와 자기 책상에서 밥을 먹는다. 무슨 교수들이 개인 연구실이 아닌 모두 모여 있는 종합 사무실에서 라면이나 먹나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몽골은 그렇다. 교수에 대한 월급이 워낙 적다 보니 동료 교수들에게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좋은 메뉴로 먹을 수도 있겠지만 주변에 맛집이 있는 것이 아니여서 특별한 날 이외에는 학교 식당에서 학생들과 같이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올라와 본인들의 책상에서 밥을 먹는다.
<졸업시험을 앞 둔 4학년 학생들>
이 상황이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에게도 실력으로 졸업해야 상황에서 좋은 것이 좋은거다 하며 졸업시험에 물량 공세를 한다. 졸업시험 전날 학생들이 십시일반 돈을 거둬 점심 식사(고가의 뷔페)를 준비한다. 한국에서는 ‘김영란 법’(부정청탁-실력이 안되는 학생이라도 합격 점수에 맞춰 졸업시험 통과라는 결과를 준다)이라며 뒷돈 문화가 사라졌는데 여기서는 교수들이 이런 것이 없으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화를 낸다. 부디 이런 문화가 여기에만 있기를 바라지만 학교뿐만 아니라 공기관 곳곳에도 있을거라 생각이 든다.
부정하고 부패한 문화들이 이곳에 많이 있다. 후진국이라 당연한거다 말할 수도 있겠다. 경찰들이 자기 호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뒷돈을 요구하고, 공무 처리 과정에서 빠른 일처리를 위해 있지도 않은 급행료를 집어넣어 줘야 일이 처리되는 몽골의 일상은 윗물에서부터 아랫물까지 그대로 흐른다. 운전을 하다 경찰이 서라는 지시를 하면 또 무슨 이유로 돈을 뜯어내나 생각한다. 불법이 저질렀다면 그냥 범칙금을 떼면 되는데, 면허증을 가져가거나, 번호판을 떼가 운행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시간을 끌어 돈으로 해결하라는 방향으로 만든다. 몽골 사람들도 그렇지만 외국인인 나에게는 어떻게든지 큰 돈을 뜯어내려고 한다. 대체로 빽이 있는(경찰 고위직을 아는 사람이 있는 사람) 사람에게는 전화통화 한번으로 아무 문제없이 돌려준다. 그러나 그런 빽이 없는 사람은 강압적인 태도로 무리한 돈을 요구한다. 한번은 바양즐후 교통 경찰서로 찾아오라고 해서 가봤더니 엉뚱한 곳에 그 나쁜 경찰이 있었다. 자기 차로 불러내더니 지갑에 돈이 얼마 있냐고 물어본다. 경찰이 아니라 강도다. 벌점을 주어 차량 운행 자체를 못하게 하겠다며 겁을 준다. 생각 같아서는 신고하고 몽골에 나 안 살련다 떠나고 싶지만…모두가 이런 놈들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참고 또 참고, 있는 돈의 얼마를 줄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마다 몽골이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