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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May 27. 2023

고향으로...사표는 냈는 데, 이제 뭐하지?

브런치북 : 다때려치고 뉴욕으로 42

원래 영웅신화 플롯에서는 영웅이 집을 나오고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영웅이 되기 전에는 무조건 떠나야 한다.

고향에서는 비리비리한 존재이고, 동네 사람들도 무시했으니까 영웅이 잘 난 사람인지 모른다.


그런데 대부분 떠나는 것은 우연이다.

쫓겨날 수 도 있고, 가야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보통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떠나게 된다. 그것을 서사구조에서 무엇이라고 하느냐

뜻밖의 여정

고향을 떠나 뜻밖의 여정을 거치며 산전수전을 겪는 다.

그런데 3가지를 얻게 된다.


하나는 자신도 모르는 파워(권력, 힘, 전문기술)와 어떤 도구(절대반지, 토르의 망치 등)를 갖게 된다. 3번째는 돈과 여자(또는 남자)이다. 물론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갈 때는 이 3가지를 잃게 되고, 다시 죽을 고비를 넘겨야만 한다.


그런데 이 3가지를 얻게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난 이게 플롯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데, 바로


귀인을 만나게 된다. 간달프, 덤블도어, 취권의 술취한 사부 등을 만난다. 스승이다.


그리고 영웅은 고향으로 돌아와서 동네를 장악한 사악한 용이나양아치외국 군대괴물 등을  죽도록 물리쳐줘야 한다그제서야 고향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그리고 다시 떠난 또는 죽게 되어 사람들이 칭송한다.


결론은 고향으로 돌아갈 때는 어떤 모습이냐.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돌아가야지.

3가지 걸림돌이었다. 하나는 비행기 티켓, 코로나, 그리고 돌아가서 뭐하지 였다.


돌아갈 때가 하필 최고 성수기 때이다. 미리 예약을 했으나 부득이 일정을 옮겼다. 성수기 때라 수수료가 백만 원 붙었다. 오 마이 갓... 의뢰가 들어온 특강 준비도 해야 하고 기타 서류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기 이제부터 또 변동이 안된다. 일정 변경이 제한되었다. (돌이켜보니 꼭 변경 안 해도 됐다.)


두 번째는 코로나 검사였다.

한국에 돌아가려면 출발 48시간 안에 PCR 검사한 거 보여주어야 한다. 코로나 걸리면 그냥 비행기 못 탄다.


앞에 에세이에서 말한 대로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코로나 걱정이 앞섰다. 만약 코로나였으면 이제 숙소도 옮겨야 하고, 돌아가는 티켓은 그냥 날리는 것이다. 해외여행자보험에서 비행기표도 보상 못한다고 한다. 티켓을 새로 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호텔도 잡아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한다. 이래저래 대략 5백만 원 깨질 듯했다. 그런데 결론은 음성으로 나왔다. 자가 키트 2번, PCR 2번 해도 음성이니 다행이었다.


세 번째로는 막상 겁이 났다. 한국에 가면 뭐하지...


그래도 뉴욕에서 돌아다닐 시간에 너무 컨디션이 안 좋았다. 10일 정도 집에 있다 보니 글도 쓰고 차분하게 나 자신을 정리할 기회도 얻었다. 어디 쏘다니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신의 계시인 것 같았다. 떠날 때 즈음에는 몸이 좋아져서 1주일만 더 있었으면 했다. 떠날 때가 되니 아쉬웠다. 그래도 이제 무언가를 시작하러 돌아가야 할 때이다.


뉴욕에서 새로운 아이템이나 새로운 사람, 새로운 방향, 횡재 이런 것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도 차분히 나를 돌아보는 기회는   같다머리를 비운  같고가슴 한켠 뜨거운 화는 삭인  같다그리고 두려움도 조금 해소된 듯하다.


돌이켜보니 머리를 비운 것, 약 23년간 직장 생활을 정리란 것도 큰 의미이다.


뭔가는 해야지.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가서부터는 이제 정신 차려야지. 때리치지 말고 말이다.  


이제 뉴욕 여행기는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무한한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아 회사 이름도 하나 만들었다. 여러분의 도움 기다리겠다. 이름이 뭐냐고?

켈리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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