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공간을 팔던 시대에서 시간을 파는 시대로

다르게 간다는 것의 힘 – 루이싱 커피의 반전

by 최성호

루이싱 커피와 스타벅스, 겉으로는 모두 커피를 파는 브랜드지만, 그들이 소비자에게 건네는 가치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이 둘을 나란히 놓고 바라보는 일은 단순한 브랜드 비교가 아니라, 오늘의 소비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기업 전략의 본질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는 오랜 시간 ‘제3의 공간(Third Place)’을 만들어왔다.


집도 아니고 직장도 아닌, 잠시 머물 수 있는 쉼의 공간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머무르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았고, 브랜드는 그 경험을 일관되게 구축해 왔다. 커피 한 잔이 아니라 그 주변의 감성을 파는 방식이었다.그러나 루이싱 커피는 완전히 다른 질문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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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싱 매장에선 누구도 오래 앉아 있지 않는다.앱에서 주문하고, 5~10분 안에 커피를 받아 들고, 다시 각자의 속도로 이동한다.커피의 의미를 ‘머무는 경험’에서 ‘지체 없는 일상’으로 전환한 것이다.이 차이는 가격 정책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스타벅스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며 일정 가격대를 고수한다. 커피는 하나의 상징이고 문화적 자존감이다.


반면 루이싱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쿠폰·프로모션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고객을 빠르게 흡수했다.이 전략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기술과 데이터였다.

루이싱은 태생부터 ‘줄 서지 않는 커피’를 목표로 앱을 중심에 두고 브랜드를 설계했다.주문–결제–수령의 모든 과정을 통째로 자동화했으며, 그 과정에서 쌓인 방대한 데이터는 마케팅을 넘어 메뉴 구성, 가격 전략, 도시별 재고 관리까지 실시간으로 반영됐다.


전통적인 외식 브랜드라기보다는,커피를 매개로 한 테크 플랫폼에 더 가까운 기업이었다.

스타벅스가 직영 체제로 안정적인 확장을 지속했다면,루이싱은 테이크아웃에 최적화된 소형 매장을 대량으로 전개했고, 최근에는 ‘파트너 매장’이라는 위탁 운영 모델까지 도입하며 확장 속도를 극대화했다. 지역별로 다른 매장 모델을 적용하는 유연성 역시 루이싱만이 가진 강점이었다.결국 스타벅스는 ‘공간과 경험’이라는 감성적 가치로 관계를 맺어왔고,루이싱은 ‘속도와 가격’이라는 실용적 가치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루이싱의 질주가 처음부터 매끄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2020년, 매출을 고의로 부풀린 회계 부정이 드러나며 브랜드는 벼랑 끝에 섰다. 뉴욕 증시에서 상장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루이싱은 끝났다”는 말이 시장을 뒤덮었다. 당시 나 역시도 몰락을 예상했다.


하지만 루이싱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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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경영진을 교체했고, 창업자까지 퇴진시키며 조직을 완전히 새로 짰다.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해 회계 투명성과 내부 통제를 강화했고, ‘다시 태어난 브랜드’라는 메시지를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하였다.두 번째로 선택한 전략은 확장 대신 본질에 집중한 것이다.‘빠르고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핵심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 오로지 고객 경험과 효율에 집중했다.세 번째로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도시별로 매장의 형태를 철저히 다르게 적용했다.대도시에는 초소형 테이크아웃 매장을, 중소도시에는 앉을 자리가 있는 매장을 확대했다.배달 서비스와 모바일 오더는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대목은,루이싱이 “브랜드 회복은 다시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대적인 마케팅이나 요란한 광고 대신,품질과 속도로 조용하게 승부했다.고객들은 이 변화를 느꼈고, 다시 매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2022년, 루이싱은 극적인 부활을 이뤄낸다.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매장 수는 스타벅스를 넘어 중국 최대 커피 체인이 되었다.2023년에는 단일 브랜드로 하루 판매량 1,000만 잔을 돌파하며 완전히 새로운 성장의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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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루이싱 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질문을 다시 떠올린다.


"우리는 정말 소비자를 알고 있는가?"


루이싱 커피는 한 번 무너졌지만, 그 위기 속에서 더 단단해졌다.그들이 보여준 ‘집요한 실행력’과 ‘끝까지 소비자를 놓지 않는 태도’는 기업 혁신의 본질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빠르고, 유연하고, 철저히 현장 중심이며, 데이터로 움직이는 방식,이것이 루이싱 커피가 남긴 가장 값진 교훈이며,경영자 라면 앞으로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