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화웨이 (华为) –직원이 주인인 회사

ESOP & TUP직원 주주 문화가 만든 혁신의 DNA

by 최성호

화웨이의 성공 요인 가운데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다소 낯선 개념이다. 바로 **ESOP(직원 지분 참여 프로그램,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이다. 화웨이는 비상장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대규모 직원 지분 제도를 운영해 왔다.


화웨이는 비상장 기업임에도 2024년말 **ESOP(직원 지분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약 16만 명의 직원이 회사 지분을 공유하며, 공회 위원회가 이를 대리 관리한다. 현직 및 퇴직 직원이 회사의 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창업자 런정페이의 개인 지분율은 고작 0.65%에 불과하다. 상장이 아니므로 매매차익은 없지만 매년 막대한 배당을 통해 이익을 나누고, 직원들이 회사를 **‘공동의 주인’**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장기적 성장과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곧 “화웨이의 진짜 주인은 직원들”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이 제도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직원들이 회사를 자신의 미래와 직접 연결된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게 만든다. 직원들은 월급만 받는 고용인이 아니라, 회사의 성과가 곧 자신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공동 경영자라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 화웨이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공동체적 주인 의식’은 강력한 원동력이 되어왔다.


이는 직원들이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더 큰 보상을 얻게 만들었고,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자신의 미래와 동일시하게 했다.외국인 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제도도 있다. 중국 법규상 직접 지분 보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화웨이는 **TUP(Time-based Unit Plan)**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는 5년 동안 단계적으로 가상 지분을 지급하고, 매년 회사 성과에 따른 배당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 성과와 직원 보상이 더욱 긴밀히 연결되며, 장기적으로 함께 갈 유인을 제공한다.


단기 보상 중심의 한국 기업들과의 차이

화웨이의 ESOP와 TUP는 직원들에게 “나는 회사의 일부다”라는 강한 주인의식을 심어준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보상 체계는 여전히 단기 성과에 치우쳐 있다. PS(이익 공유제), PI(성과급 제도)는 1년 단위로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한다. 눈앞의 성과 달성에는 효과적이지만, 직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나 연구개발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힘은 약하다. 이런 구조에서는 직원들이 당장의 목표에 집중하는 대신, 장기적인 혁신을 위한 모험을 꺼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업들도 보상 구조에서는 여전히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는 단기 수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혁신 역량을 약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화웨이 모델이 주는 시사점

화웨이의 보상 체계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연봉·보너스를 넘어, 직원들이 회사를 공동체로 인식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장기적인 성과와 기업 가치 증대가 곧 직원 개인의 보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회사를 ‘자신의 회사’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도 인재 유출을 막고, 지속적인 혁신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물론 화웨이 모델을 그대로 한국 기업에 이식하기는 쉽지 않다. 법·제도적 한계도 있고, 기업 문화의 차이도 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보상의 시간축을 바꾸는 것이다. 단기 성과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과를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

지금 한국 기업들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직원들을 단순한 ‘성과 창출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공동 주주’로 대우할 것인지 말이다. 후자를 선택하는 순간, 직원들은 회사의 단순한 고용인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된다.

화웨이의 ESOP와 TUP는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준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가지려면, 직원들의 시선도 단기에서 장기로 바뀌어야 한다. 그 전환을 만들어내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수단이 바로 보상 시스템이다. 한국 기업들이 이 메시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비로소 세계 시장에서 장기적 혁신과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