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Bae May 19. 2017

DC의 영화보다 재밌는 애니,
'배트맨 TAS'

DC는 코믹스와 영화뿐만 아니라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배트맨 TAS(The Animated Series)'를 소개해보겠습니다. 


배트맨 TAS는 'DCAU(DC Animated Universe)'에 속해있는 작품인데요. DCAU는 1992년부터 2006년까지 계속되었던 DC의 애니메이션 세계관을 부르는 명칭입니다. DC에는 영화의 세계관, 코믹스의 세계관, 애니메이션의 세계관, 각자 다른 세계관들이 존재하죠. 이런 각기 다른 세계관들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지금까지 발전해왔습니다. DCAU는 담당자였던 브루스 팀의 이름을 따서 팬들에게 '팀버스'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DCAU가 막을 내린 이후, DC는 'DC Universe Animated Original Movies'라는 명칭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200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제작하고 있죠. 이 또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배트맨 TAS

배트맨 TAS는 1992~1995년까지, 후속작 '뉴 배트맨 어드벤처스'는 1997~1999년도에 방영했는데요.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연출, 개성 넘치는 그림체가 매력으로 최고의 배트맨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는 작품이죠.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과 '배트맨 리턴즈' 영화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니 엘프먼이 작곡한 팀 버튼 배트맨의 테마곡 또한 그대로 사용하였죠. 기존의 아이들을 겨냥하였던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보다 시청 연령을 높게 잡았기 때문에 성인들도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특유의 느와르적인 분위기 또한 성인 뷰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죠. 특히 이런 필름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내기 위해 흰 종이가 아닌 검은 종이를 사용하는 기법인 Dark-Deco 스타일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는데, 이후에 배트맨 코믹스와 다른 배트맨 애니메이션들이 이 기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조커의 연인인 할리 퀸이 배트맨 TAS를 통해서 탄생하였는데요. 이후 많은 인기를 얻어 코믹스에도 진출하게 됩니다. 최근 할리 퀸은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역으로 등장하기도 했죠. 반면 코믹스에서 인기가 없던 캐릭터들이 배트맨 TAS를 통해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미스터 프리즈나 포이즌 아이비와 같은 캐릭터들은 배트맨 TAS에서 현대적인 기원이 성립되며 메인 악역으로 거듭났고, 애니메이션에서의 설정들이 그 캐릭터의 공식 설정이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배트맨 TAS에 참여한 모든 성우들은 따로 녹음을 하지 않았으며, 모두 한자리에서 함께 녹음했는데요. 덕분에 한층 자연스러운 목소리 연기를 느낄 수 있죠. 이후의 모든 DC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조커의 성우를 맡았던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크 스카이워커로 유명한 배우 마크 해밀은 목소리 연기만으로 많은 팬들에게 최고의 조커라 불리기도 하죠.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배트맨 TAS는 많은 분들이 익숙해하는 버전의 배트맨이기도 한데요. 후에 제작된 배트맨 애니메이션들과 DC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미국 애니메이션 전반에 영향을 미친 작품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TV 회사들에게 성인 대상, 혹은 아이들과 성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배트맨 TAS였는데요. 나아가 배트맨 게임들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애니메이션의 성우들과 DCAU의 핵심 작가였던 폴 디니는 DC 코믹스의 여러 게임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배트맨 TAS는 2편의 극장판과 다양한 스핀오프 작품들을 탄생시켰는데요. 2개의 극장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배트맨: 환영의 가면

'배트맨: 환영의 가면'은 마피아 보스들을 겨냥한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인데요.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기 직전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브루스 웨인은 부모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배트맨 활동을 계획하고 있던 시기에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어 약혼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배트맨에 대한 계획을 포기하게 되죠. 하지만 약혼자는 어느 날 사라져 버리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느낀 브루스 웨인은 배트맨이 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10년 후, 고담시의 마피아 보스들이 하나둘씩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현장에 망토와 가면을 착용한 자가 있었다고 하며, 배트맨은 살인자로 오해받게 되죠. 배트맨은 자신의 누명을 벗고 연쇄 살인의 배후를 찾기 위해 나서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배트맨의 숙적 조커가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배트맨은 사라졌던 약혼녀를 1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됩니다. 범죄에 대한 강박과 사랑하는 여인과의 행복한 삶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는 배트맨의 갈등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배트맨: 서브제로

'배트맨: 서브제로'의 악역은 미스터 프리즈인데요. 먼저 미스터 프리즈가 어떤 인물인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미스터 프리즈는 비운의 로맨티스트로, 비극적인 기원의 슈퍼 빌런인데요. 특수 강화복과 냉동광선 총을 무기로 사용하는 배트맨의 대표적인 숙적 중 한 명입니다. 


미스터 프리즈는 원래 연구원으로 일하던 빅터 프라이즈라는 이름의 평범한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불치병에 걸리게 되어, 치료법을 찾을 때까지 아내를 냉동인간으로 보존하게 되죠. 이후 그는 아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합니다. 하지만 연구소의 사장이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연구를 그만할 것을 요구하고, 다툼 끝에 연구소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화재에서 냉동 물질을 뒤집어쓰게 되어 영하의 온도에서만 살 수 있는 몸이 되고, 이 때문에 특수한 강화복을 착용하게 되죠. 이 사건으로 인해 분노한 빅터 프라이즈는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스터 프리즈라는 슈퍼빌런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배트맨: 서브제로'는 배트맨 TAS의 미스터 프리즈 스토리라인의 마지막 부분을 다루고 있는데요. 미스터 프리즈는 아내의 냉동 캡슐이 고장 나게 되어 장기 이식이 시급한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내의 혈액형이 아주 희귀하여 장기 이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죠. 아내에게 이식할 장기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 프리즈가 다시 한번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배트맨 TAS를 통해 DC의 대표적인 악역 캐릭터 중 한 명으로 거듭나게 된 미스터 프리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픽사 VS 드림웍스, 라이벌 관계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