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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의 순간, 즉시 효과를 발휘하는 5가지 발표 습관

Quick 5

by 한창훈

강의에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적게는 두명 앞에서 말하거나, 많게는 수백명 앞에서 말하게 되더라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중요한 기본 다섯가지가 있습니다."

실제 무대 위 긴장된 순간에 즉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용적인 습관들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수많은 전문가들의 발표를 보고 피드백을 드리며 검증된 이 다섯 가지 핵심 포인트는, 의식적으로 훈련하기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발표의 전반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1. 시간을 지배하는 유연함의 기술: 시간 감각


발표의 성패는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특히 직급이 올라갈수록, 혹은 중요한 의사결정자를 대할수록 발표 시간은 예고 없이 단축되기 쉽습니다. 30분으로 준비한 발표가 VIP의 일정 변경으로 10분이 되었을 때, 준비한 대본만 외운 발표자는 당황하여 핵심을 놓치고 맙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죠. (거의 재앙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발표자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적인 암기력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핵심을 전달할 수 있는 '순발력'과 '유연성'입니다.


이를 위한 훈련의 첫번째 단계는 '시간의 감'을 잡는 것입니다. 키워드 중심으로 말하는 연습을 통해, 같은 내용이라도 1시간, 30분, 5분 등 다양한 길이에 맞춰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예측한 시간과 실제 소요 시간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메타인지' 훈련은 발표의 유연성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기초 체력 훈련입니다.


2. 말보다 먼저 신뢰를 전하는 몸의 언어: 기본 자세


청중은 발표자가 입을 열기 전, 그의 자세를 통해 먼저 메시지를 읽습니다. 자신감 있고 안정된 기본 자세는 그 자체로 '나는 준비되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며, 발표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입니다. 수많은 나쁜 습관을 고치려 애쓰기보다, 하나의 좋은 기본 자세를 몸에 익히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양손을 배꼽 앞에 가볍게 모으는 자세가 가장 안정적입니다. 이 자세는 자신감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제스처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반면, 온라인 환경에서는 카메라 앵글과 인물-배경의 비율을 맞추는 '환경 세팅'이 자세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3. 군더더기를 버리고 무게를 더하는 힘: 침묵의 기술


"음...", "어...", "그러니까..."와 같은 군더더기 표현은 발표자가 긴장했거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역설적이고 강력한 무기는 바로 '침묵'입니다. 말을 잘하기 위해 '말하지 않는 법'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발표 중 내용이 막히거나 생각이 필요할 때, 군더더기 표현 대신 의식적으로 3~5초간 침묵을 사용해 보십시오. 청중에게 이 시간은 결코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는 발표 내용에 무게감을 더하고, 청중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며, 발표자에게는 자신감과 통제력을 안겨줍니다. 온라인에서는 짧은 침묵을 활용하되, 길어질 경우 "잠시 자료를 확인하겠습니다"와 같이 현재 상황을 짧게 중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 청중과 연결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창: 시선 처리


발표 중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가는 발표자의 심리 상태를 드러냅니다.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때 습관적으로 위를 쳐다보면 '긴장했거나 잊어버렸다'는 인상을 주지만, 시선을 살짝 아래로 향하면 '숙고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 훨씬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발표 중 막히거나 긴장될 때는 침묵과 함께 시선을 의도적으로 아래 15도 방향으로 내려보십시오. 이 작은 습관의 변화만으로도 청중이 느끼는 발표자의 안정감은 크게 달라집니다. 온라인에서는 이 원칙이 '고정 포인트'로 적용됩니다. 여러 화면을 보더라도, 핵심적인 말을 할 때는 항상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것이 가상 공간에서 청중과 직접적인 연결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5. 핵심을 각인시키는 마지막 한 수: 요약 반복


앞선 네 가지가 기술과 연출의 영역이라면, 요약 반복은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을 다루는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청중은 발표 내용 전체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발표자가 강조하고 반복하는 핵심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할 뿐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유창하게 발표를 마쳤더라도, 핵심을 요약하고 반복해주지 않으면 청중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발표 중간중간 "잠깐 정리해 보죠", "핵심은 이겁니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흐름을 잡아주고, 특히 발표를 마무리할 때는 반드시 전체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해서 각인시켜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요약한 핵심 포인트에 대해 청중의 의견을 묻는 상호작용을 더하는 것이 참여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멈추고, 정리하고, 요약하는' 습관은 발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수입니다.


이해가 아니라 숙달의 영역


이 다섯가지 포인트를 실제로 모두 반영해서 발표를 해보세요. 워크샵에는 이 다섯가지를 신경쓰다보니 제대로 할말을 못했다고 투덜대는(?) 분들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완전히 체화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기도 하겠지요? 이 다섯가지 습관은 나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도구는 능숙하게 다룰 수 없으면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된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쉽고 가벼운 주제를 가지고 한번 연습해 보세요. 녹화해서 셀프 체크를 하신다면 (내키지는 않겠습니다만..) 아주 많은 것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나쁜 습관은 '보이면 점차 개선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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