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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의 유희 Jun 01. 2024

시간.문자.기호.기록.기억.

스크롤의 기록

#시간 #문자 #기호 #기록 #기억

늘 내 관심속에 있는 몇 개의 단어들이다. 어떤 주말에 SNS를 스크롤이 이어진 관심 단어들.

기호

역사 이전, 사피언스 이전 시대의 고대 동굴화에서 발견된 32개의 기호들은 흥미롭다. 공유된 포스팅에 언급된 시간의 스케일도 내 취향이었고, 기호들이 궁금해 검색을 하니 Genevieve von Petzinger이라는 인류학자와 몇개의 영상 그리고 [The First Signs] 라는 책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기호들이 문자로서 기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확인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시간

내가 배우며 성장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후배들을 가리칠 수 있던 기회가 있었던,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모교 NYU의 ITP 프로그램에 ‘TIME’이라는 수업이 생겼다고 한다. 수업의 일부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Timekeeping Device를 만들게 된다는 설명이 눈에들어왔다.


Timekeeping device 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시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Time Keeping을 단어 뜻대로 번역해 보면 <시간 기록> <시간 관리> <시간 측정>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시간>을 기록한다. 관리한다. 측정한다라는 것이 기호와 이어지며 무언가 시간에 다른 뉘앙스로 느껴져 막연하면서 흥미로왔다.


그리고, 시간

Temporal Media라는 용어도 눈에 들어왔다. ’시간적 매체‘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다. 영상이나 음악 같은 것을 주로 의미하는데, <Temporal>이라는 단어는 임시적인 일시적인 이라는 의미에서 시간적 매체라는 용어에서 사용된다. 그런데, 임시적이라는 단어는 시간적이라는 단어와는 어감이 많이 다르다. 또, 세속적인, 현세의 같은 의미도 가지고 있고, 어원인 Tempo는 측정하다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여러가지 상상들이 이어진다.


한편, Temporal Media는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매체를 뜻하지만, 매체라는 말은 그 자체로 기록된 상태를 의미 할 수 도 있으니,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찰라의 기록이 Temporal Media 아닌가? 이런 양가적-양자적 생각과 느낌들이 나는 참 좋다.


일만년 후

시간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다시 기억에 호출된 10,000 Years. 일만년후는 상당히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아이디어인데… 10,000은 아주 흥미로운 숫자이다. 아주 유한하면서도 실제 무한의 거대함도 느껴지는 일만-년이라는 시간이면서도 지구적 관점에서 본다면 찰라에 지나지 않는 작고 구체적인 숫자다.

하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일만이라는 숫자, 일만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 본다면, 인류가 문자로 기록하기도 전의 시간이다. 어쩌면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가 가능한 시간이다.

매우 유한하고 무한한 일만이라는 숫자. 흥미롭지 않은가. 10,000 이라는 감당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 동시에 감당 불가능한 스케일의 숫자라는 것이? 그래서 <일만년후>라는 경험은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작업중하나.

그런데, 어쩌면 나는 늘 양자적인 것을 욕망하는 것인가?


기호와 시간, 문자, 기록, 기억, 유한과 무한한 경험으로 이어지고 퍼진 파편적인 주말의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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