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하는 AI 기술 발전 시대의 문화와 교육에 대한 생각
오슬로에서 발표한 4개 세션중 Kulturtanken의 마지막 세션의 요청은 가속화하는 AI 기술 발전시대의 사회적 교육적 영향에 대한 나의 생각 공유였다. 발표한 내용을 조금 정리해서 적어보자.
"Do Digital Dreams of Analogue World?"
미래에 대한 예언을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현재 기술의 발전에 대한 생각은 해볼수 있겠다.
세션의 제목으로 정한 "디지털은 아날로그 세상을 꿈꾸는가?"는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의 제목에서 가져왔다.
“디지털은 아날로그 세상을 꿈꾸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 어쩌면 인간은 끊임없이 인간의 창조물에 대해서 같은 질문을 던져오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릴적 익숙한 동화 피노키오도 기술의 방향과 존재에 대한 질문이었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기술과 가속하는 AI기술의 발전으로 생각 못했던 것들에 대해 답해야 하는 빠르게 변화하는 흥미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먼저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개인용 컴퓨터, 특히 디지털 기술은 엄청난 변화를 거쳐왔다. 방 전체 크기의 컴퓨터가 책상위에 올라 갈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로 바뀌었다. 책상에 매여있던 컴퓨터는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책상과 공간의 제약없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유로움을 제공했다. 물론 어디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 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술로 인해 묶여 있던 육체가 다시 자유를 얻었다. 한편 기술은 끊임없이 그 해상도를 높여왔다. 처음 몇개의 픽셀로 사람들을 흥분시킨 pong 같은 게임은 이제 게임화면인지 실제 경기 중계 화면인지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해상도를 높여 현실에 가까워 졌다.
VR 기술은 디지털 화면을 현실 같은 실제 삼차원 공간으로 만들고자 꾸준히 기회를 노리며 발전하고 있다. 마크저커버그는 메타버스를 외치며 회사 이름도 메타로 바꾸었고 디지털 세상에 현실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AR 같은 익숙한 기술은 카메라를 통해 현실 공간에 디지털 정보를 증강했다.
애플은 이런 기술들이 종합한 애플비젼프로를 출시했다. 유명 유튜버들은 주변을 볼 수있는 애플비젼 프로를 착용하고 거리를 활보했다.
디지털 기술은 끝없이 가장 높은 해상도인 현실을 목표로 현실 같은 해상도를 향해 발전해 왔다. 기술의 초기에는 기술의 한계로 디지털에 특화된 방식의 컴퓨터 카드나 키보드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터치 스크린을 지나 음성과 이미지 인식 기술로 점점 인간에게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은 진정 아날로그 세상을 꿈꿔왔다. 디지털 기술이 어디로 발전해 가는지를 살펴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공간,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이 꿈꾸는 세상에 살고 있었다.
우리는 인간의 언어로 소통이 가능한 AI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적 진입 장벽은 낮아져서 이제는 기술이 없이 누구든 말로 AI를 사용해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수 있게되었다. 누구든지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다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AI 또한 좋은 인풋이 있어야 좋은 아웃풋을 만들 수 있다. 사용자의 도메인 지식 수준과 전문성이 결과에 영향을 준다. 또한 생성된 결과물의 가치를 사용자가 판단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또한 중요해 진다. 기술이 발전 할 수록 기술 사용을 위한 도구적 인터페이스는 쉬워지고 사용자의 도메인 지식은 중요해진다.
누구나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얀르쿤 같은 AI 전문가는 언어는 낮은 대역폭의 채널로 언어만으로는 모든 정보를 담고 소통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영어 알파벳, 한글 자모음의 상징체계 만으로 담을 수 있는 정보의 대역폭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떻게 그러한 언어 체계로 그 이상의 깊이를 표현하고 이해 할 수 있는 것일까?
그의 말에서 주목할 것은 실제 문자 기반의 언어의 단어와 문장이 담을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우리가 소통하는 많은 의미는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맥락으로 전달된다. 소통의 많은 정보가 말이 아닌 사람에게 담겨있다는 것이고, 결국 중요한 것은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AI 시대에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메인 지식이 아닐까? 이미 특정 도메인 지식 전문가들의 아웃풋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AI의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기존 도메인 지식 소유자들의 생산성이 증강되고 있다. 도메인 지식의 차이가 격차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무엇을 교육하고 공부해야할까? 기술 발전의 가속화는 오히려 전통적인 공부를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자신의 도메인 지식이 탄탄해야 기술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는 AI의 시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과 학생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기술 사용뿐만 아니라 도메인 지식에 대해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도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배움을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 지는 도메인 지식이 바로 AI 시대의 나를 차별화 시킬수 있는 요소가 아닐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이 널리 퍼졌고, 요즘은 인지적 프롬프팅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언어의 기술적 사용인 프롬프팅 외에 사람과 대화하듯 AI 대화 하는 것도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Open AI가 최근 내놓은 ChatGPT 4o Omni는 그렇게 더욱 익숙한 인간적인 인터페이스로 다가오고 있다.
책을 보고 공부하고 지식을 나누는 것이 다시 중요한 시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 끙끙거리며 어렵게 공부할 필요는 없다. 대화를 할 수 있는 AI와 함께 공부 할 수 있으니까. 나의 도메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AI지만, 동시에 나의 도메인 지식을 쌓는 것을 도울 수도 있는 AI다.
...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 것은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삶은 자연스럽게 기술의 발전을 흡수하며 같은 속도로 변화해왔다. 인간은 그 변화하는 삶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물었다.
그리고, 우리는 행동으로 답해왔다.
누구나 할 수 있어, 누구인지가 더 중요해진 시대.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