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감옥, 이고르 모르스키

by 류이음

나는 주말에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가끔 인터넷으로 그림을 찾아본다.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이런저런 공상을 한다. 나의 사소한 취미다.


그러다 이고르 모르스키의 그림을 보았다. 폴란드의 초현실주의 작가라고 했다. 나는 한 그림 앞에서 멈춰 섰다. 새장이 나오는 그림이었다.


impacting-illustrations-and-digital-collages-on-modern-polish-society-by-igor-morski-15.jpg 이미지 출처: https://vo.la/u5wSvtW


그림 속 새장 밖은 폭풍우가 몰아쳤다. 어둡고 혼란스러운 하늘. 새들이 마구 날아다녔다. 통제 불가능한 현실 세계. 그런 설명이 붙어 있었다.


새장 안은 정반대였다. 맑고 푸른 하늘. 흰 구름. 아주 평화로웠다. 새장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먹이와 물도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새는 나가지 않았다. 횃대에 그냥 앉아 있었다.


작품 해설은 그것을 '자발적 구속'이라고 했다. 새는 바깥의 혼돈과 위험이 두려운 것이다. '자유의 공포'.

나는 그 새가 나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그랬다.


나는 지방에서 서울로 왔다. 이 도시는 나에게 새장 밖의 폭풍우다. 회사의 일들은 늘 혼란스럽다. 수많은 협업 요청. 예측 불가능한 사람들. 나는 직장에서 사람들과 거리를 둔다. 그 편이 훨씬 편하다.


나는 나만의 새장을 만들었다. 서울에 있는 나의 작은 원룸. 이곳이 나의 안전한 감옥이다.


새장 안의 푸른 하늘은 나의 것이다. 여름에도 마시는 따뜻한 두유 라떼. 냉동실 식빵을 토스터로 구워 만든 샌드위치. 주말 내내 듣는 다이시댄스나 팍스 자포니카 그루브. 이것들이 나의 '인공적인 위안'이다.


나의 새장 문도 열려 있다.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더 치열하게 일할 수도 있다.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나가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바깥 폭풍우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나는 안락함을 선택했다. 진정한 자유 대신 안정을 골랐다. 나는 이고르 모르스키의 새다. 스스로 황금 새장에 갇히기를 선택했다. 나는 이 안에서 안전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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