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감, 미스터 오게이

by 류이음

친구를 통해 미스터 오게이라는 작가의 그림을 보았다. 타이베이 출신이라고 했다. 거리와 갤러리를 오가는 작가. 그런 설명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한 아이가 알록달록한 동물을 타고 있다. 아이의 몸에는 문신이 있다. 동물의 표정은 기묘하다. 처음에는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조금 불편했다. 유머와 불편함. 그 두 가지가 섞여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스크린샷 2025-10-26 오전 9.17.49.png 이미지 출처 https://www.derhorng.com/mr.ogay#gallery-4


그의 작업은 ‘충돌감’이 핵심이라고 했다. 귀여움과 불편함. 장난과 저항. 전통과 서브컬처. 그런 것들이 하나의 화면에 있었다.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상은 명확한 답을 요구할 때가 많다. 친구는 이별 후에 내가 함께 슬퍼해주길 바랐다. 그녀는 하나의 정답을 원했다. 나는 그 답을 줄 수 없었다. 우리는 각자 다른 행성에서 다른 중력으로 사니까.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회사에서 나는 다른 회사 사람들과 일한다. 우리는 서로 다르다. 자주 충돌한다. 그래도 일은 진행되어야 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서로 다른 것들이 부딪히며 그냥 흘러간다.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처럼.


미스터 오게이의 그림은 나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 이것은 귀여운 그림이야. 혹은 불편한 그림이야.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그저 보는 사람이 흔들리는 경험. 그 자체를 주시한다. 웃음이 나다가도 묘한 질문이 떠오른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


나는 그 정답 없는 상태가 좋다. 억지로 하나의 감정을 연기할 필요가 없다. 기네스 흑맥주의 첫 모금 같기도 하다. 쓰면서 동시에 부드럽다. 굳이 어느 한쪽을 고를 필요는 없다. 그냥 마시면 된다.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는 듯한 미스터 오게이 작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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