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소스가 면 위에 내려앉는다
춘장의 깊은 향이 코끝을 먼저 찾아온다
돼지고기와 양파가 오래 볶여
단맛과 구수함이 하나가 된 그 소스를
하얀 면발이 고스란히 받아 안는다
비비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첫 젓가락을 들기 전
잠깐 바라보는 그 검은 빛깔에도
이미 위장은 알고 있다
오늘 점심은 틀리지 않았다고
단무지 한 조각이 옆에 있고
짬뽕 국물 한 모금이 곁에 있으면
세상은 꽤 살 만하다
짜장면은
배고픈 날의 위로였고
생일날의 특별함이었고
이사하던 날의 당연함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늘 거기 있고
늘 그 맛이다
그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