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오늘은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며칠 전, 이 말을 실제로 손님께 건넸다. 나는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자영업자의 세계에서 스스로 들어온 손님을 돌려보낸다는 건 꽤나 비경제적인 선택이다.
빈자리가 눈에 보이는데도 문을 닫는 일은, 주머니에서 마지막 동전을 다시 주머니로 넣는 행동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날 찾아오신 분은 이미 다른 곳에서 술을 충분히 마신 듯했다. 몸의 중심도, 목소리의 볼륨도 제어가 잘 되지 않았다.
계산기를 두드리면 분명 받아야 할 손님이지만, 나는 짧은 몇 초 동안 고민하다가 오늘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이 지키고 싶은 온도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혼술바라고 하면 대개 낮은 조명 아래 혼자 술잔을 굴리며 고독을 씹는 장면을 떠올린다. 마치 심야의 독서실 같은 공간 말이다.
하지만 내가 꿈꾸는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은 조금 다르다. 여기서는 조용한 명상보다 낯선 사람과 갑자기 수다가 터지는 순간이 더 자연스럽다.
바 위에는 종종 질문 카드가 놓인다.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가 맞을까 한쪽이 다 내는 게 낭만일까?” 같은 문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처음 만난 옆자리와 열띤 토론이 시작된다.
퇴근길에 포장해 온 떡볶이를 “한 입만 드실래요?” 하고 건네다 보면, 국물 한 숟갈에 어색함이 녹아내리기도 한다. 혼자 들어왔다가 둘이 되고 셋이 되는 경험, 그게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이 팔고 싶은 풍경이다.
그래서 더더욱 만취 손님은 받지 않기로 했다. 술은 사람을 느슨하게 풀어주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침범하는 소음이 되곤 한다.
막 피어오르려던 대화의 거품이 한 번에 꺼지는 것을 여러 번 봤다. 나는 이 가게의 문 앞에서 그 선을 지키는 문지기이고 싶다.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이 오래 숨 쉴 수 있으려면 누군가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곳은 술만 파는 가게가 아니다. 낯선 타인이 친구가 되는 장면, 오늘 처음 본 사람과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다가 “다음에 또 봐요”라는 말을 꺼내게 되는 순간을 파는 곳에 가깝다.
그래서 손님 한 분을 정중히 돌려보내는 일이, 안쪽에서 웃고 있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예의가 되기도 한다. 그런 선택들이 쌓여 이 가게만의 공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퇴근길에 문득 사람의 온기가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른다. 오늘은 굳이 친구들에게 연락 돌리고 약속을 잡고, 눈치 보며 시간을 맞추고 싶지 않은 날 말이다. 그럴 땐 그냥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곳 문을 밀고 들어오면 된다.
예약은 없어도 괜찮다. 적당히 어두운 조도와 이야기하기 좋은 음악, 그리고 당신 옆자리를 채워줄 누군가가 우연히 앉아 있을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다.
마지막으로 작은 비밀 하나를 남겨두겠다. 언젠가 이 글이나 인스타그램 혹은 스레드를 보고 처음 방문하신다면 계산할 때 살짝 이렇게만 말해 달라.
“인스타그램 or 스레드 보고 왔어요.”
그러면 나는 모른 척 고개를 끄덕이며 영수증에서 5.4321%라는 장난기 섞인 숫자를 조용히 빼둘 것이다.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있는 할인은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꽤 특이한 인사말이 될 것이다.
오늘 밤, 이 작은 숫자가 당신과 누군가의 새로운 대화를 여는 암호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