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 86년생 출입금지의 비밀

by 류이음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에서 판매하는 갓파터 칵테일 사진.png 어울림바 고객 리뷰 사진


퇴근길 지하철의 소음이 유난히 귀에 거슬리는 날이 있다. 영혼의 어딘가가 얇게 베인 것처럼 쓰라린데, 친구를 불러내자니 그 설명의 과정조차 피로하게 느껴지는 그런 밤.


집으로 곧장 들어가기엔 마음의 구멍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시끌벅적한 헌팅 포차에 가서 에너지를 탕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럴 때 필요한 건, 갓 구운 팬케이크처럼 적당히 따뜻하고 부담 없는 위로다. 내가 운영하는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은 정확히 그런 틈새를 메우기 위해 존재한다.


빌딩 숲 사이에 숨겨진 이 작은 공간이 왜 2030 직장인들의 '비밀 기지'가 되었는지, 주인장의 시선으로 몇 가지 단서를 흘려볼까 한다.


쿨한 연대, 혹은 느슨한 대화의 기술


이곳엔 억지스러운 합석이나 번호 교환 같은 '사냥의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너무 올드한 방식이니까. 우리는 조금 더 세련된 '느슨한 연대'를 지향한다.


혼자 왔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테이블 위에는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 논쟁'이라거나 '술 마시고 고백, 호 vs 불호' 같은 꽤나 흥미로운 질문 카드가 놓여 있다.


이 카드 한 장이면 낯선 이와도 마치 오래된 라디오 DJ와 청취자처럼 킥킥거리며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간혹,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에서는 어색한 침묵조차 맛있는 안주가 된다.


1986년, 그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대하여


약간은 도발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1986년생을 포함한 그 이후 출생자만 들어올 수 있다. 차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주파수 조정이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나 때는 말이야"라는 훈계에 시달린 당신이,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만큼은 동시대의 공기를 공유하는 이들과 편안하게 숨 쉬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꼰대 없는 청정 구역, 그곳이 바로 여기다.


예약은 사절, 재즈 같은 즉흥성


"술 한잔할까?"라는 마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이다. 그런데 예약을 해야 한다면 그건 이미 업무의 연장선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100% 워크인(Walk-in)을 고집한다. 계획 없이 불쑥 찾아와도 좋다. 우리의 문은 365일, 당신의 불시착을 환영한다.


외부 음식 환영이라는 미덕


이곳의 또 다른 규칙. 술은 우리가 완벽하게 준비할 테니, 안주는 당신이 사랑하는 걸 가져오면 된다. 퇴근길에 산 떡볶이든, 배달시킨 방어회든 상관없다. 마트에서 산 치즈 한 조각이라도 좋다. 당신의 취향과 우리의 술이 만나는 그 지점이 바로 완벽한 페어링이니까.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만의 동굴이 필요할 때, 혹은 누군가와 적당한 온도의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강남 선릉 혼술바 어울림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어쩌면 오늘 밤, 당신의 인생에 작은 반전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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