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일기

@somewhere in jeju.korea

by Peter Shin Toronto

1. 학창시절 경포대 해변 이었던지 난 파도를 가르며 바다위를 헤엄치고 있었다. 간단한 스킨 다이빙 장구류를 착용 했기에 물속을 관찰하며 하루 종일이라도 내내 물위에 떠 있을수 있었다. 그러다 바닷속 비경이 스칠라치면 잠시 숨을 참고선 자맥질을 하곤 했었다. 물속 세상은 신천지 였고 지상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너무나 자유로운 삼차원 공간이었다. 전후좌우의 이차원 공간에서 아래 위의 공간이 확보 되면서 온몸으로 느껴지는 자유로움은 물리적 확장을 넘어선 인식의 확장이었고 새로운 생명체들로 가득한 전혀 다른 세계를 향한 이해의 확장이었다.

빠르게 지나는 부시리 떼들이 보였고

바위 주변의 줄무늬 돌돔을 닮은 이홉동가리도 보였다. 식재료의 일종으로 미식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바다 물고기들의 활기차고 앙증맞은 모습들을 직접 보는 것은 디즈니랜드에서 보다 훨씬 더 신나고 경이로웠다.

그들의 세계로 뛰어든 날 그저 좀 큰 물고기 정도로 대하며 날 빤히 바라보던 복어를 비롯한 망둥이 녀석들은 정말 귀여웠다.

이후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해변가가 있는 나라로의 출장엔 언제나 스킨 다이빙 도구들을 가져가 잠수를 즐겼었다.

아주 오래 전 제주 부근..

언젠가 부산 부근.

그리운 바닷속.


2. 무스코카 카누 트레일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 토마스와 난 수영을 하기위해 이곳 Ontario Balsam 호수의 자그마한 비치를 찾았다. 산소통 없이 자유롭게 수면위를 떠 돌다가 마음에 드는 지점에서 잠수를 하고 올라오는 스포츠가 스노클링이다. 대학 시절 부터 스킨 다이빙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 스포츠였다. 대학 신입생때는 학교에 스킨스쿠버 클럽을 만들어 훈련부장까지 했었다. ㅎ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출장을 갈때면 항상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가거나 현지에서 구입하면서까지 주로 해변가에서 스킨 다이빙을 즐기곤 했었다. 이후 오프로딩을 하면서 내 지프의 뒷 공간에는 항상 스킨 장비 셋을 가지고 다녔었는데 캐나다에 와서는 한번도 할 기회가 없었다. 가끔 수영을 하더라도 콘도 내에 있는 실내 수영장이 고작이었고 또 이렇게 자연을 좋아하고 수영을 같이 즐길수 있는 친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오늘, 토론토에서 두시간 반 정도 달려 올라온 이곳 Balsam 호수에서 드디어 스노클링의 즐거움에 다시금 빠지게 된 것이다. 이번 수영 여행을 위해 Mask와 Snorkel은 구입했으나 Fin(물갈퀴)은 내게 맞는 사이즈가 없었는데 마침 토마스가 가져온 Fin의 사이즈가 내게 꼭 맞았다.

이곳은 무스코카의 알곤킨 주립공원과 마찬가지로 주립공원관리소가 운영하는 Balsam Lake Provincial Park 인데, 알곤킨의 Canoe Lake 나 Joe Lake와는 수질이 비교가 되질 않았다. 하지만 비치에서 호수로 조금 진행하다 보면 매우 조밀하게 형성되어 있는 수초 지대가 있었는데 바로 이곳에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예전에 키우던 민물 고기들을 위해 넣어주던 바로 그 수초들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어서 있었고 내 키만하게 자라나고 있는 탐스러운 수초 지대였다.

머리를 물속에 넣고선 조용히 유영하며 지나가는 물고기 떼를 바라보는 것, 멋진 큰 물고기를 바로 코 앞에서 보며 따라가 보는 것,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신비한 세계인 거다. 캐나다에서는 낚시를 제외하고는 물고기를 마구 잡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물고기들도 사람을 크게 겁내지 않는다. 그저 아주 덩치가 큰 물고기 쯤으로 생각할 거다. 먹거리의 대상으로, hunting 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물고기가 아니라 놀이의 친구로서, 물속 생명의 주인공으로서 바라보는 물고기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수초와 같은 색조의 초록색 등에 검은 색 줄무늬가 나있던 녀석은 내가 잠수를 해서 녀석의 뒤를 따라 가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앞으로 내 달렸는데 수초 사이를 빠르게 움직이는 녀석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앞으로는 카메라 방수 케이지를 장만해서 여름에는 물속 세계를 담아 보리라 마음 먹었다.

물속으로 들어가 잠시나마 자유로운 유영을 하다 보면 상하-전후-좌우로 갑자기 확장된 3차원의 공간 자유도에 즐겁게 놀라기도 하고, 물속에서의 안온감으로 인해 온통 물속이었던 태생적 환경에 대한 생각이 미치기도 하고, 오랜 옛날 양서류에서 뭍으로 올라오며 육상 포유동물로 진화했다는 인간의 양서류 진화론을 믿게 되기도 한다. 온타리오의 Simcoe 호수 바로 동쪽 옆에 위치한 Balsam 호수는 가족들과의 물놀이 비치로 손색이 없었는데 토론토에서 두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교통에 대한 큰 부담도 없다. 무스코카에서 높혀진 우리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지만 안전하고 너른 모래 사장과 얕은 수심등으로 가족들과의 피크닉에는 안성맞춤인 파크다. 여러 가족들이 어울려 수영과 스노클링, 비치에서의 간단한 공놀이와 바베큐 정도를 즐긴다면 가족간의 친목 도모에 아주 좋은 곳이란 생각도 들었다.


Let's get totally soaked.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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