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영국사.2006
내 인생 온갖 쓴맛의 스펙트럼으로 가득했던 그 해 가을, 산사는 평화스럽고 아름다웠다.
전혀 다른 색과 모양의 두 개체가 서로의 손끝을 잡으려 하고도 있었다. 아마 지금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있진 않을까.
푸른 밝음과 단호한 어두움의 공존도 좋았다.
세월에 의해 최적화된 부드러움과 그 중력을 뚫고 하늘로 치솟는 붉은 기상에 감탄했다.
세월이 기억 저편으로 마구 흘러 넘어 갈수록 오히려 더 단단히 이를 맞춰가는 돌담장 뒤로 하루가 다르게 하늘로 솟구치는 대나무의 기상이 있었다.
어떻게 이 공간을 흠모 하지 않을수 있을까.
평생 서로를 의지하며 신의와 희망속에 살아왔을 노부부의 실루엣은 평화로운 산사의 일부였다.
다시 가고 싶다. 영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