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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Jul 23. 2019

나만의 천국

@the lake

햇살 내리 쪼이는 소리, 바람 소리, 그 바람에 잎새들 소근거리는소리, 그러다 딱다구리의 우렁찬 목탁 소리가 들립니다. 전 이곳에서 여러 사람들의 독백도 듣습니다. 폴 오스터는 드라이하지만 쿨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조근 조근 그 명석한 생각을 끊임없이 쏟아내지만 잘난체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조정래는 태백산맥과 그 주변의 기막혔던 이야기들을 전라도 사투리라는 새로운 언어로 들려 줍니다.

댄 브라운의 thriller는 낚시대가 휘청거리거나 말거나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합니다.

제가 갑자기 고개를 꺽어 하늘을 바라볼때가 어김없이 있습니다.

back to civilization 이라고나 할까요. 비행운을 남기며 하늘을 가로 지르는 비행기를 보며 저만의 천국에서 일어섭니다. 현실로의 복귀를 위해.

요즘은 녀석들을 낚아 잠시 그 멋진 얼굴과 몸매에 감탄하고는 바로 돌려 보냅니다.

속 수초의 푸른 생명력은 어떤 미학적 표현보다 아름답고 평화롭습니다. 그 물속 생명 위로 흰구름이 지나고 바람이 지납니다.

전 이런 정물적 분위기의 제 자신 역시 한 일부라는 사실이 너무 좋습니다.

약간의 음식을 가져와 자작 나무 장작 향기를 잔뜩 배게 해서 먹기도 합니다. smoky 함이 좋습니다.

작은 야생 연꽃들이 수줍게 피어납니다.

사람에게 의자는 좋은 친구 이상일 때가 많은것 같습니다.

호수 한가운데에 나가고 싶다거나 호수 수변의 생태계가 보고 싶을때면 낚시를 핑계삼아 이렇게 카약을 저어 나옵니다.

햇살이 너무 뜨거운 날엔 하늘의 구름들 역시 반가운 친구가 됩니다.

트와일라이트  이기도 하지요.

해가 지면 묵화적 분위기가 그윽히 찾아 옵니다.

어여쁜 perch는 잠시 곁에 두고 녀석의 아름다움를 관찰한 후 제 있던 곳으로 돌려 보냅니다.

제가 낚았던 가장 큰 Walleye 였지요.

그리고 호수의 주변엔 숲으로 이루어진 멋진 트래일들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간혹 말타는 이웃들, 강아지들과 산책하는 이들, 그리고 마운튼 바이크를 즐기는 주민들과 마주칩니다.

저만의 소박한 천국입니다.



Have a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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