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Toronto Aug 06. 2024

Memorial Room

Soldiers' Tower @ U of Toronto

캐나다의 제일 명문대학이자 1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토론토 대학의 세인트 조지 캠퍼스의 Hart House 입구에 조성된 충혼탑 혹은 참전비는 백 년 전에 건립되었다. 참전 전쟁마다 조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모든 동문들의 이름과 계급을 하나하나 새겨 넣어 넋을 기리는 이러한 숭고한 건축물을 건립, 유지하는 대학교가 전 세계에 얼마나 있을까. 건강한 나라의 엘리뜨들은 국가에 위기가 닥치면 이렇게 최전선에서 목숨을 바쳐 국가를 지켜왔고, 대학은 군 리더십의 중심인 장교를 양성하는 캠프로 전환, 운영되었다.

오늘 월요일은 Civic Holiday 공휴일로, 켄싱턴 마켓의 스시 레스토랑에서 Japanese style 하우스 샐러드와 새우 덴뿌라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캠퍼스 벤치에 앉아 사진을 정리하다 다시 산책길에 나서는데 아련한 carillon (캐릴런) 음률에 끌려 소리의 진원지로 와보니, 예상대로 토론토 대학 동문들의 넋을 기리는 병사들의 충혼탑(Soldiers' Tower) 이였다. 전혀 예기치 않게 캐릴런 연주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 마침 내가 알고 있는 곡이었는데 캐릴런의 맑고 청량한 종소리 연주로 듣는 Chariot of Fire의 theme은 너무 아름다우면서도 비장하고도 슬펐다. 충혼탑에는 51 개의 종을 가진 캐릴런이 설치되어 있었다.

Chariot of Fire Theme by Two Cellos


연주자의 모습은 의자들이 놓인 충혼탑 아래 임시 공간으로 모니터로 중계되고 있었다.

간이 의자 열대여섯 개가 놓인 임시 객석

Carillon 연주 by Roy Lee

 연주가 끝나고 충혼탑 내부가 공개된다는 사실을 안 나는 충혼탑의 3,4층 정도 높이에 위치한 기념관 계단을 뛰다시피 올라갔다. 퇴근 후 거의 매일 이곳 캠퍼스 입구에 위치한 충혼탑을 지나 산책을 하기에 저곳 스테인드그라스 공간에 분명히 의미 있는  것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전쟁이 나면 국가는 채권, 즉 국채를 발행해 군비를 조달한다. 윗 포스터는 이차세계 대전 당시의 채권 구입 장려 포스터. 코르벳형 소형 군함  한 척에 95만 불, 셔먼 탱크 한대에 9만 불, 랭커스터 폭격기 한대에 5만 불씩이나 하니 여러분들이 채권을 많이 사 주셔야 합니다.

토론토 대학은 일차세계대전 당시 장교 훈련소로 전환되어 운영되었다.  Varsity는 대학을 뜻하는 영국식 단어로, 당시 토론토 대에서 발행된 50 센트 짜리 전쟁 관련 잡지였다.

일차세계 대전 당시 캐나다 장교에 의해 노획된 이 독일제 맥심 기관총은 무시무시한 도살자였다. 기관총은 제대로 된 탱크나 장갑차가 없었던 일차 대전의 참호 전투에서 엄청난 전과를 올린다. 볼트 액션 방식으로 한 발씩 일일이 장전한 후 사격해야 하는 보병들의 소총에 비해 분당 600여 발의 발사 속도는 기관총 한정이 거의 대대급 병력의 화력에 버금간다는 계산이 과장이 아니었다. 토론토대 출신이었던 이 장교(기관총 위의 초상화 왼쪽에서 두 번째)는 맥심 기관총 노획 전공으로 무려 대영제국 최고의 무공 훈장을 받았다. 영국은 이후 맥심을 개량하여 유사한 Vickers 기관총을 만든다.

프랑스 Vimy Ridge 전투에서 캐나다 군 4개 사단은 비미 능선을 차지하고 있던 독일군 4개 사단과 전투를 벌여 거의 4천의 전사자가 발생했지만 승리한다. 위 맥심 기관총은 캐나다군의 승리로 유명한 비미 능선의 혈투에서 노획된 것이다.


토론토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한 후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아프간 전쟁등의 전쟁터에서 전사한 동문들의 수는 1,200 명을 넘는다. 토론토 대학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들의 희생은 후세에 의해 영원히 추모될 것이다.



p.s. 미육군은 이런 분위기로 진군하며 추모한다. 곡조와 리듬, 가사의 내용은 달라도 어느 나라의 군대이든 자신들의 조국을 위한 진심의 마음이 표현되는 음악의 분위기는 다를 수 없다.



한국은 역시 드라마 전우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가사만 들어도 가슴이 미어진다.


빗발치는 포탄도 연기처럼 헤치며...



 Bye for now.

매거진의 이전글 life goes on eve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