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뿜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쁘띠프렌 Jul 12. 2021

Oh!  Africa

Have  fun

Oh!  Africa

         


K```````   


P “ K? 장염은 이제 다 나은 거니? ”     

K ” 그래, 이번 주 시간 가능해? “     

P ” 오키. 운동화 신고 와. 많이 걸을 건데 괜찮겠어? “     

K ” 걱정하지 마. 걷는 거 자신 있어. 신랑이랑 등산도 자주 해 “      

P ” 우선 경복궁에서 출발해서 인사동 쪽으로 가려고 해. 그냥 길 따라 걷기 “     

K ” 와! 는 계획이 다 있구나! ^^^ “          



K는 올 3월 은퇴를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일의 특성상 후임 인수인계까지 다리 깁스를 한 상태에서도 책임감 하나로 버텼다. 누구보다 치열하고 성실히 살아온 그녀이기에 수고 많았다고 축하 인사를 해 주고 싶었다. K가 여러 번 만남을 추구했지만, 번번이 미루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동안 직장 다니느라 뻔한 그녀의 동선을 알기에 ‘인사동 투어’를 권했더니 화들짝 반겼다.  

   


≡ 2021년 6월 4일 오전 10시 30분


광화문역에서 내려 교보 문고 방향으로 나와 세종문화회관 방향 횡단보도를 건너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 10분 전. 좌측을 돌아보는 순간.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K가 보인다.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니 여고생 마냥 두 팔을 들고 환호하며 뛰어온다. 반가워 양팔 벌려 허그 타임.     

 

K ” 우리 만난 지 얼마 만이지? 1년? 2년? “     

P ” 내 카스 일기장 보니 3년 만이더라. 그때 카페에서 찍은 사진 보내 주려다 말았-쥐 “     

K ” 나한테도 당근! 있-쥐 “     

P ” 걸을 준비 됐지? 코로나로 갤러리 오픈한 곳이 별로 없을 거야.  MMCA는 예약할까 하다 거긴 다음에 여유롭게 가고 오늘은 인사동까지 가야 하니 패-:)

K ” 오늘은 무조건 따라 가겠슴당 ^--^ “         

 

경복궁 – 브런치 - 국립 민속박물관 – MMCA – 정독도서관 – 덕성여고 – 인사동      







    

‘Hello 인사동’ 입구에 들어서니 평일이지만 코로나 여파로  한산했. 인사 아트센터를 기점으로 문화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오픈 갤러리 관람.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니 ‘복합 문화공간 코트’에서는  전시 중.  둘러보는 사이 어디선가 아프리카 민속 음악이 흘러나오고 친구와 홀린 듯 소리 나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 r김형석 작가, 모로코 온 더 로드 사진전. 작가와의 만남, 모로코 아티스트 오마르(Omar)와 아프리칸 댄스 컴퍼니 따그 ( African Dance Company TAGG ) 공연

     


갤러리와 연결된 문을 열고 나가니 작은 정원이 보이  공연이  진행 중이었다. 오픈 테라스를 무대로 게스트를 위한 의자가 배치되어 있고 초대 손님들은 준비된 다과와 음료를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무대에는 컬러풀한 의상에 바이크 부츠를 신은 여성 MC와 아프리칸 남성 댄서가 흥겨운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관객의 호응을 북돋았다. 그때 20대 여성 한분이 무대로 나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관객들은 박수로 추임새를 넣었다. 갑자기 여성 MC와 눈이 마주치고 그녀는 내게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어–엇!’ 


놀람과 동시에 이끌려 나간 무대에는 빨간 바지를 입은 흑갈색 피부에 까맣고 반짝이는 동공의 댄서가 내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미처 판단도 하기 전. 댄서는 아이컨택을 하며 리듬에 맞춰 춤추기 시작하고 등 뒤로 친구와 관객들이 소리 높여 흥을 돋우었다. 이미 사양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자칫하면 나로 인해 분위기 다운될 것 같아 댄서가 하는 대로 따라 움직이고 그냥 음악에 몸을 맡겼다.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댄서는 놀란 듯 미소로 답했다. 음악이 바뀌기 전에 다음 관객에게 바통을 넘기고 자리를 피해 들어왔다. MC도 관객하나가 되어 잠시 아프리카로 여행 간 듯 함께 그 시간을  즐겼다. 파티가 마무리될 즈음. 우리는 그들의 파티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 이래서 누구, 누구, 하는구나! 내 친구 진짜 멋지다!! “

” 내 안에 춤과도 인연이 있었나? 훗. 그럼 어쩌니 분위기 망치기도 그렇고 그냥 여행 왔다 생각하고 ~ㅋ “




” 참, 오늘 우리  오천 칠백 걸음 걸었어. 이틀은 집에서 스트레칭만 해야겠다. 힘들지 않았어? “

” 아니. 넘 ~~~ 좋았어!^^^  이런 자유시간 얼마 많이냐. 유후♡  덕분에 정말 행복하다 얘. “

” 그래? 그렇게 말해 주니 기분 좋구먼요! 

다음엔 그대께서 플랜 짜서 노크하셈. 오늘 즐거웠어. “         

집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이 새털처럼 가볍다.




흐뭇한 마음을 뒤로하고 집에 와 잘 도착했나 보낸 문자 메시지에

 내가 어린애니? 확인하게 ^^ 

하면서도 내심 챙겨주는 게 싫지 않았나 보다.    

  

             

  일주일 후.  깨똑-♪


P야 , 어제 신랑이랑 네가 가르쳐준 코스로  다녀왔어. 웬일인지 잘 따라 오더라 ㅎㅎ“     

 " 그래? 잘했구먼! 두 분이서 오붓하게 데이또 많이 하셈 "

 

  열심히 살아온 그대*

 Have  fun.fun.fun!        

 


매거진의 이전글 H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