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 1학년 첫 영어 수업 시간. 선생님은 칠판에 이 문장을 적어 놓으시고 무조건 암송하게 하셨다. 우리는 그 문장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달달 외우고 또 외웠다.
희한한 일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뭔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이 문장이 툭 치면 톡 하고 튀어나온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 장난처럼 번지던 주문행위를 제치고 특별한 의미부여가 없음에도 왠지 읊조리고 나면 그 상황이 일단락되고 잠시 주위가 환기되는 기운. 지금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웅얼거리곤 했다.
내 인생의 초록불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착각하던 때. 승승장구하던 그 시절엔 뭐든 하면 다 이룰 것처럼 행운이 따르고 불운은 남의 일처럼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고통이란 단어를 떠올릴 이유도 없고 술-술 풀려나가는 그야말로 탄탄대로.
내 인생의 황색경보
누가 알았겠는가. 세상은 그리 만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들은 일어나고 쓰디쓴 익모초를 맛보는 시기. 누군가는 인생의 삼재(三才)라 일컬으며 슬럼프를 잘 극복하기를 격려한다. 하지만 나약한 맨틀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며 인생 전반을 송두리째 엎는, 더 정확하게 짚자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지우지되고 주변 모든 상황이 휘몰아치는 광풍으로 지각 변동을 한다. 족쇄처럼 옭아매어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
- 삼재(三才) :인간의 삶이 9년 주기로 돌아오는 3가지 재난을 의미
내 인생의 빨간불
결국엔 숨이 턱까지 차올라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쉼’을 택하게 된다. 삶을 살아가며 한 번씩 거쳐 가는 일들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허튼 경험은 없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잃은 것도 있지만 반드시 얻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게 되고 스스로 건강한 포기도 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인다.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의 교만과 우매함을 알게 되고 경고 신호로 인정하면 한층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의 든 타의 든 관찰자 시점으로 변환하여 자신을 객관화시켜보면 비록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는다. 여전히 살아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