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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띠프렌 Sep 13. 2021

신호등

of  life

인생                




   Tomorrow the sun will rise again.               


중학 1학년 첫 영어 수업 시간. 선생님은 칠판에 이 문장을 적어 놓으시고 무조건 암송하게 하셨다. 우리는 그 문장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외우고 또 외웠다.


희한한 일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뭔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이 문장이 툭 치면 톡 하고 튀어나온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 장난처럼 번지던 주문행위를 제치고 특별한 의미부여가 없음에도 왠지 읊조리고 나면 그 상황이 일단락되고 잠시 주위가 환기되는 기운. 지금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웅얼거리곤 했다.                





내 인생의 초록불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착각하던 때. 승승장구하던 그 시절엔 뭐든 하면 다 이룰 것처럼 행운이 따르고 불운은 남의 일처럼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고통이란 단어를 떠올릴 이유도 없고 술-술 풀려나가는 그야말로 탄탄대로.

         



내 인생의 황색경보     


누가 알았겠는가. 세상은 그리 만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들은 일어나고 쓰디쓴 익모초를 맛보는 시기. 누군가는 인생의 삼재(三才)라 일컬으며 슬럼프를 잘 극복하기를 격려한다. 하지만 나약한 맨틀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며 인생 전반을 송두리째 엎는, 더 정확하게 짚자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좌지우지되고 주변 모든 상황이 휘몰아치는 광풍으로 지각 변동을 한다. 족쇄처럼 옭아매어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      

                 

- 삼재(三才) :인간의 삶이 9년 주기로 돌아오는 3가지 재난을 의미




내 인생의 빨간불          


결국엔 숨이 턱까지 차올라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하고 모든 걸 내려놓고 ‘쉼’을 택하게 된다. 삶을 살아가며 한 번씩 거쳐 가는 일들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허튼 경험은 없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잃은 것도 있지만 반드시 얻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게 되고 스스로 건강한 포기도 하면서 현실을 받아들인다.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의 교만과 우매함을 알게 되고 경고 신호로 인정하면 한층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의 든 타의 든 관찰자 시점으로 변환하여 자신을 객관화시켜보면 비록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는다. 여전히 살아있음으로.






      

당신은 지금 어디쯤 계신가요.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잠깐 멈춰 주세요.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잠시 기다려주세요.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네, 이제 가셔도 좋습니다.   

            



인생 100세     


10代 - 20代

질풍노도의 시기    

 

30代 - 50代     

정 주행     


60代 - 80代

잠시 기다리며 옆 사람도 돌아보아요.   

  

90代 - 100세     

좌우 살피며 양보하는 여유도 있어요.     

          



빨. 노. 초.  인생 신호등      


뚜루루. 뚜루루. 뚜루루.       

멈추고, 기다리며, 천천히 갑시다.







Le temps de vivre - Georges Moustaki

https://www.youtube.com/embed/RjEk0AMpI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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